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BNK금융 사외이사들에게 다음 주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고, 2020년 3월 연임해 올해까지 6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BNK금융은 회장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고 있어 김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퇴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 자녀 관련 부당 지원 의혹이 불거지자 결국 이른 사퇴를 결정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강민국 의원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의 아들이 다니던 한양증권이 BNK금융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에 선정돼 채권을 대량으로 인수하고 있다는 '몰아주기'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사실관계가 맞다면 법규 위반이 될 수 있어 금감원의 권한 내에서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8일부터 즉시 BNK금융과 계열사인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정치권의 사퇴 압박도 이어졌다.

김 회장이 사퇴를 결정하자 BNK금융은 오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차기 회장으로는 내·외부 인사가 모두 거론된다. 내부 출신 후보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사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고, 외부 출신으로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경남은행장을 지낸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등이 유력 인사로 언급된다.

그러나 김 회장 자녀 회사 '몰아주기' 의혹에 BNK금융 계열사가 포함된 만큼 내부 계열사 대신 외부 출신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BNK금융 지배구조와 관련한 직접적인 조사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현재 조사 중인 '몰아주기' 의혹의 원인을 폐쇄적인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면 외부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지난 2018년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변경하면서 내부승계 원칙을 강화했다. 이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지주 사내이사, 지주 업무집행책임자(사장 이상), 자회사 대표 중에서만 선임할 수 있다. 다만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외부 인사도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어 외부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국감에서도 이와 같은 지배구조가 폐쇄적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외부인사 선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BNK금융지주는 지난 2018년 현 최고경영자 승계규정과 승계계획의 내부승계 원칙을 합리적으로 변경했다"며 "금융에 문외한인 정치인이나 정치권 관련자가 잘못 발을 들이면 국가경제를 흔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