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L D&I 한라가 지난달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3번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고 표면이율은 연 6~7%로 올해 상반기 발행 회사채 대비 연 2~3%p 올랐다. 회사는 경색된 채권 시장을 의식해 평소 대비 높은 연 이율을 설정했다고 설명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L D&I 한라는 지난달 6일과 31일 총 3회에 걸쳐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가장 먼저 발행한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3'의 발행액은 50억원, 만기는 지난달 6일부터 2024년 10월 6일까지 2년이다. 유안타증권이 발행을 주관했으며 표면이율은 연 6.6%, 콜옵션·풋옵션 조항 없이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사모사채다.

지난달 말에 발행한 회사채 2건은 각각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4-1'과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4-2'다. 발행금액은 200억원과 50억원으로 만기는 지난달 31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 약 18개월이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고 표면이율은 연 7%, 콜옵션·풋옵션 조항 없이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한다.

세 회사채 자금 용도는 운영자금이다. 모두 3개월 주기로 이자를 지급하며 표면이율이 평소 대비 높다는 점과 발행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졌다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 HL D&I 한라가 발행한 회사채는 올해 상반기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 대비 표면이율이 증가하고 만기가 단축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발행한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2(50억원, 3년)의 표면이율은 연 4.8%, 2월 공모채로 발행한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1-1(710억원, 2년)과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1-2(120억원, 3년)는 각각 연 4.338%와 4.863%였다.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의 표면이율은 최대 7%로 6개월 만에 2.2%p가 상승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HL D&I 한라의 회사채는 2~3년 만기로 발행했지만 최근 발행한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134는 만기가 18개월로 줄었다. 회사채의 만기는 단축됐지만 금리는 상승하면서 발행사 측 부담이 커진 것이다.

보다 우량한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회사채 금리 부담이 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 'A-'(한신공영 BBB+)를 받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9월 말 6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표면이율을 연 6.404%로 설정했다. 지난 5월 총 1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사모사채의 표면이율이 연 4.631%였던 것에서 약 1.8%p 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L D&I 한라와 비슷한 수준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가 회사채를 3년물로 발행한다면 표면이율은 더 오를 수 있다"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채권 시장이 경색되면서 비슷하거나 더 짧은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더 높은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HL D&I 한라 관계자는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사채 발행을 결정해다"며 "채권 사장 자체가 금리 인상 등으로 워낙 경색돼 있어 높은 표면이율 설정과 만기 단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