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금액 중 약 60%를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금조달을 위해 금융기관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8일 롯데케미칼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밝혔다. 1조원을 내부 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금액은 금융기관 등 외부로부터 조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강종원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금액 2조7000억원은 내부자금 사용 및 외부자금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며 "내부자금으로는 1조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현재 금융권을 대상으로 모집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며 "연말까지 금융권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접수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얼어붙은 금융시장 분위기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기관과 접촉한 결과 조달에 무리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금리가 다소 높은 편임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시장이자율과는 괴리가 없는 수준"이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그럼에도 최근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부채비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금 이외에도 예정된 투자금액만 롯데GS화학 1938억원, 전기차(EV)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3500억원, D-EOA 증설 2500억원,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 770억원, 라인(LINE) 프로젝트 39억달러(5조4000억원) 등 6조원이 넘는다. 올해 총 3조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할 예정이며, 내년에도 약 4조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매년 약 1조원을 쓸 계획이다.

강 CFO는 "현재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52%, 연결기준 53%로 양호한 편"이라며 "일진머티리얼즈, 라인프로젝트와 관련한 외부조달을 시현하더라도 70%의 부채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3분기와 같은 대규모 적자가 이어진다면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 5조6829억원,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적자를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기초소재 사업에서 원료가 하락에 따른 래깅효과가 반영되고 글로벌 제품 수요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악화되며 영업손실 2770억원이 발생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 LC USA 등도 업황 악화 및 원재료 가격 강세 등으로 각각 영업손실 1308억원, 306억원을 올렸다.

첨단소재사업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한 흑자사업이 됐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하락은 막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 산업의 수요 약세로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나 원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사업 체질 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수소에너지,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