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구철모 대표가 30년간 지켜온 JTC 경영권을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어펄마)이 거머쥘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펄마가 JTC 경영권 인수를 위해 콜옵션 계약을 맺긴 했지만, 행사가액과 현재 주가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일본 면세사업의 업황 개선 속도가 빠르지 않은 데다 어펄마가 유사 시 지분 취득을 포기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한 만큼 경영권 취득을 포기할 수도 있단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구철모 JTC 대표는 지난달 어펄마와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가 보유한 주식 1115만3499주를 주당 4309원의 가격으로 어펄마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콜옵션 행사기간은 내년 4월 7일부터 이듬해(2024년) 10월 7일까지로, 총 주식 거래금액은 481억원이다.

해당 콜옵션이 행사될 경우 구 대표의 JTC 지분율은 41.7%에서 19.4%로 떨어지며, 어펄마는 기존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지분 30.1%에 22.3%를 추가로 획득해 52.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어펄마가 콜옵션을 행사할 지 여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콜옵션 행사가격이 JTC의 현재 주가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JTC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3305원이다. 콜옵션 행사가격(4309원)에 달하기 위해서는 30.4%나 상승해야 한다. 문제는 JTC는 지난 4월 18일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우려로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종가가 4300원을 넘었던 적이 없단 점이다.

이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일본의 여행∙면세사업 회복세가 더딘 만큼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 어펄마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여행 재개가 타국에 비해 느렸던 만큼 면세업황이 언제 다시 호황기를 맞을지는 예상하기 힘들다"며 "점진적인 업황 개선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주가에 선반영 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수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사모펀드가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은 만큼 언제든 그들의 이익을 위해 지분 취득을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도 "결국 중국의 시장 상황이 좋아져야 일본의 면세사업도 회복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방역 기준이 완화된다고 해서 여행∙면세산업이 막연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의 관측에 대해 JTC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기간이 2024년 10월까지인 만큼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만한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며 "그 기간까지 어펄마와 협업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