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제약·바이오 업무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가 설립 후 첫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벤처캐피탈에서 바이오벤처를 발굴하던 투자심사역이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며 관심을 모은 스타트업이다.

17일 모험자본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는 최근 10억원 규모의 시드(seed) 투자를 받았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크릿벤처스, 소풍벤처스 등 기관 투자자와 서울대 교수, 상장사 대표를 비롯한 6명의 엔젤 투자자가 자금을 납입했다. 투자는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가 발행한 보통주 신주를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는 올해 7월 문을 연 스타트업이다. 논문, 특허, 기사 등 제약·바이오 관련 자료를 리서치(조사)하는 작업을 대행한다. 사람이 직접 자료를 수집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인공지능(AI)을 도입한 게 차별화 요소다.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연관 자료들을 수집·분석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창업자는 이상윤 대표다. 서울대학교 약학 석사 졸업 후 셀리드, 휴온스, HB인베스트먼트 등에 몸담은 인물이다. HB인베스트에선 바이오 부문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했다. 10여곳 넘는 바이오벤처를 발굴해 3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집행한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바이오 심사역, 애널리스트, 연구원 등과 같은 전문 인력이 리서치 업무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에서 사업성을 엿봤다. 리서치 작업에 쏟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 서비스 이용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 판단했다.

핵심은 AI 기술과 자연어 처리를 통해 자동화를 접목하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리서치 작업을 자동화할 경우 사람이 직접 자료를 찾는 데이터베이스 업체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최대 10배가량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보선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심사역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리서치는 연구, 개발, 투자 등 핵심 제반 업무를 포괄하는 고부가가치 영역이지만 자료를 사람이 직접 수집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컸다"며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가 시도하는 자동화 기술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판단해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리서치에이아이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주관한 '디데이X캠퍼스리그'에서 디캠프상을 수상했고,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기업가 정신 플랫폼 '마루180' 입주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는 인재 영입 등 자동화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