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미래에셋자사운용이 TDF(타깃데이트펀드) 1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설 모양새다. 연말 조직개편 시즌을 맞아 WM연금마케팅부문의 조직력 강화가 유력시되고 있어서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며 국내 TDF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TDF 마케팅에 주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16일, 3개 부문대표 선임을 골자로하는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투자플랫폼사업부문 대표자리엔 이우혁 전 투자솔루션부문 본부장이 발탁됐다. 또 ETF마케팅부문과 투자솔루션부문에 각각 성태경, 권오성 대표가 선임됐다. 성 대표와 권 대표는 이전까지 투자솔루션부문과 ETF마케팅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두 부문의 수장간에 자리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이외에도 전무, 상무, 이사대우 등 임원급 인사발표도 이뤄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실무자에 대한 인사를 이어간다. 다음달까지 팀장 이하급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과거 사례에 비췄을 때 일부 부서의 신설, 통폐합, 명칭변경 등의 조직개편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운용의 연말 인사·조직 개편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마케팅 관련 부서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생길 것이란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마케팅전략부 소속 인력이 대거 WM연금마케팅부문으로 이동하게 될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래에셋운용은 혁신‧마케팅부문 총괄 산하에 ▲WM연금마케팅부문 ▲ETF마케팅부문 ▲투자솔루션부문 ▲마케팅전략부문까지 총 4개의 마케팅 부문을 두고 있다. WM연금마케팅부문은 TDF, TIF(타깃인컴펀드), TRF(타깃리턴펀드) 등 연금펀드 마케팅을 담당한다. ETF마케팅과 투자솔루션부문은 각각 ETF(상장지수펀드)와 OCIO(외부위탁운용관리)를 도맡는다. 마케팅전략부문은 경영 전반에 관한 마케팅과 더불어 유튜브, SNS 등 디지털 마케팅을 주력으로 한다.

WM연금마케팅 강화는 퇴직연금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한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TDF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관련 마케팅에 힘을 실을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달 디폴트옵션 적합 상품으로 선정된 165개 상품에는 원리금보장형 외에도 TDF, BF(밸런스펀드), SVF(스테이블밸류펀드), SOC(사회간접자본) 펀드 등이 포함됐다. 이를 계기로 현재 10조원 규모인 국내 TDF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5년 뒤 35조원 규모에 다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TDF 시장에서 미래에셋운용의 위상은 남다르다. 국내 TDF 시장에서 가장 많은 4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TDF를 선보인 원조 운용사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6월에 선보인 라이프사이클 펀드(현 미래에셋자산배분2040)가 TDF의 효시다. 또한 두 가지 유형(자산배분·전략배분)으로 나눠 TDF 라인업을 갖출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산배분형은 여타의 운용사처럼 포트폴리오(주식·채권) 비중을 기준으로 운용된다. 이와 달리 전략배분형은 초반부(자본주익 전략)와 후반부(기본수익 전략)의 전략을 달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처럼 지난 10년에 걸쳐 쌓은 TDF 최강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WM연금마케팅본부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마케팅전략부문 인력을 WM연금마케팅부문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건 맞다"면서도 "이는 다음달까지 계속해서 이뤄질 인사·조직 개편안 가운데 하나 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