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엔데믹 시대를 맞아 CJ CGV(CGV)의 사업정상화가 본격화 됨에 따라 팬데믹으로 쌓인 결손금을 털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CGV는 유상증자 및 영구채 발행으로 운전자금을 확보한 데다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는 터라 결손금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CGV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우량한 현금창출력을 앞세워 차입금 및 금융비용을 감당해 오던 회사다. 2019년만 봐도 이 회사의 총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8221억원, 금융비용은 1577억원에 달했지만 이 기간 4898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과 2786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며 비용 부담에 대응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불거진 2020년부터 재무 위기에 봉착했다. 멀티플렉스 산업이 침체되며 영업활동을 통해 전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실제 2020년 CGV의 상각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8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음수 전환됐고, 영업활동을 통해 유출된 현금 역시 2727억원에 달했다.

이 때부터 CGV는 막대한 결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153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했으나 2020년 6276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928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 3월 말에는 결손금(1조346억원)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9월말 1조1705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만 CGV의 이 같은 결손금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 회사가 유상증자 및 영구채 발행으로 운전자금을 확보한 데다 업황 회복에 힘입어 현금을 본격 창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CGV는 작년 6월 3000억원 규모 후순위 CB(전환사채)를 찍은 데 이어 올 7월 4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아울러 같은 달 ㈜CJ는 2020년 CGV에 대출해줬던 2000억원 중 1500억원을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CGV의 올 9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4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나 불어나 부채비율이 502.4%포인트(1332.3%→829.9%)나 낮아졌다. 

현금창출력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CGV의 올 3분기 누적 EBITDA는 1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7% 늘어났고, 회사에 실제 유입된 현금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101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693억원)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에 시장에선 CGV가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결손금 일부를 털어내는 등 재무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A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멀티플렉스 산업 업황은 최악의 상황을 지나 당분간 지속적인 회복세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CGV 역시 이미 3분기부터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한 만큼 영구채의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신용등급 상승에 대해서는 더욱 지켜봐야 하겠지만, 재무건전성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GV 관계자는 "그간 쌓인 결손금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당장 드라마틱한 재무건전성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점진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연말에도 아바타2 등 다수의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텐트폴(흥행이 확실한 상업 콘텐츠)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실적 회복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