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새롭게 수협은행을 이끌게 된 강신숙 은행장이 선결해야 할 과제로 '수익성 증대'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 수협은행의 이자이익은 여신 증가와 금리인상 효과로 지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이 오랜 기간 정체돼 있다. 특히 수협이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수협은행의 수익 창출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수협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41조1157억원으로 지난해 말 38조6783억원에서 6.3%(2조4374억원) 증가했다.

2018년말(29조9103억원) 30조원을 밑돌았던 여신 규모는 3년6개월여만에 4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 중 기업대출이 23조4293억원으로 절반이 넘는 57%를 차지했고 가계대출(17조5410억원)이 43%였다. 수협은행은 해양수산정책 지원 기관으로서 농림·어업 부문의 기업 대출을 담당하고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수협은행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해양수산부문 대출은 6월 말 기준 9조6000억원 규모로, 어업 관련 산업 및 어업 종사 가계 부문을 포함할 경우 어업 부문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경쟁 지위는 매우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여신 규모의 성장과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은 개선 중이다. 2019년 5889억원이었던 순이자이익은 △2020년 6428억원 △2021년 7502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금리인상이 본격 시작된 올해는 상반기에만 4007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하반기에도 금리인상 효과가 이어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기준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자이익에 비해 비이자 부문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 총이익 대비 이자이익 의존도가 1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수익 다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상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방카슈랑스와 카드, 펀드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한다.

수협은행의 연간 순수수료손익은 △2019년 400억원 △2020년 290억원 △2021년 205억원으로 최근 3년간 매해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는 1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2년 전인 2020년 상반기(145억원)와 같은 수준이다.

여기에 수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 명목으로 매년 약 300억원의 고정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수협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협은행이 앞으로도 여신 성장과 금리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가 전망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및 가계 대출 부실이 확대될 경우 대손부담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또한 수협은행 수익성에 암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 비이자이익의 확대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강신숙 행장 역시 임기 기간 내 추진할 다섯 가지 핵심 과제 중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 마련'을 꼽았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취임 후 경영 방향에 대한 밑그림만 제시한 상황으로,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은 내년 1월쯤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