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SM, 자산 10조 돌파 눈앞
2년새 재계순위 46→35위…성장세는 넥슨·네이버보다 한수위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신흥기업인 SM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7년 처음으로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편입된데 이어, 내년에는 자산 10조원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자산 10조원은 상호출자총액제한제를 적용받는 기업집단이다. SM이 신흥 기업집단에서 국내 30여개의 내놓으라하는 대형 기업집단에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법정관리기업 인수합병(M&A)에 남다른 강점을 보이며 성장해왔던 SM이 기업사에 한 획을 긋는 셈이다.


◆20여개 기업 M&A로 자산 늘려


SM은 2016년까지만 해도 자산 규모가 파악조차 되지 않는 소규모 기업집단이었다. 당시 자산규모가 5조원에 미달해 공시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공정위의 레이다망에 포착되기 시작한 것은 이듬해인 2017년부터다. 당시 61개 계열사에 자산 규모는 7조320억원으로 재계 순위는 46위를 기록했다. M&A의 고수답게 대한상선과 동아건설산업 등 무려 19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전년 대비 최소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던 SM은 2018년에는 자산총액을 8조6160억원으로 늘리면서 순위를 9계단(37위)이나 끌어올렸다. 당시 9계단 이상 순위가 상승한 기업집단은 셀트리온(49위→38위)과 카카오(50위→39위) 등 두 곳 뿐이었다. 역시나 M&A를 통해 경남기업 등 신규계열사를 편입하고 선박 취득을 늘린 것이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계열사도 4개 늘어난 65개가 됐다.



SM은 올해도 성장을 이어갔다. 자산총액을 1조2000억원 이상 늘리며 9조8290억원이 됐다. 재계순위는 35위까지 치솟았다. 34위 KCC(10조4250억원)와의 격차는 6000억원이며 SM의 뒤를 이어 36위 대우건설(9조5250억원), 37위 중흥건설(9조 5250억원)이 자리하고 있다.


매년 1조원 이상 자산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10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변수는 중흥건설처럼 계열분리를 통해 자산규모를 줄이는 경우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SM은 올해 상호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한 부담과 준비 미비 탓에 자산 증가를 최대한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자산규모라면 물가상승률 수준의 성장만 이어가도 내년 자산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전통 제조업에 치중…부채비율 185%에 불과


SM의 성장세는 국내 기업사를 통틀어도 흔치 않은 사례다. 내년 자산 10조원에 돌파한다고 가정할 경우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에 포함된 지 3년 만이다. 60여개의 기업집단에 포함된 이후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자산규모를 두 배로 불렸다는 얘기다.


SM의 급성장은 여타 기업집단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2017년 SM과 함께 신규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 곳은 동원과 호반건설, 네이버, 넥슨 등이다. 2년이 지난 현재, 이들 기업집단의 자산규모는 모두 SM에 뒤처진다.


호반건설의 경우 8조4720억원(44위)이며 동원은 7조8150억원(48위)이다. 심지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게임과 IT업종에 속해 있는 넥슨(7조9000억원, 47위)과 네이버(8조2660억원, 45위)조차 SM보다 아래다.


SM이 인수한 주요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뒤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제조업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경남기업과 삼환기업, 동아건설산업, 우방, 극동건설 등 건설업과 대한해운과 한진해운 미주·아주노선 등 해운업, 동양생명과학(화장품제조), ADM21(자동차부품), 남선알미늄(알루미늄창호), 경남모직(의류), 벡셀(건전지제조)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다수를 이룬다.


다수의 M&A 덕분에 자산 규모에 비해 계열사 수(65개)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SM보다 계열사 수가 많은 기업집단은 SK(111개)와 롯데(95개), LG한화, CJ(각각 75개), 카카오(71개) 등이다. 모두 SM보다 재계순위가 앞선 기업집단들이다. 다수의 M&A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185.3%에 불과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재계 관계자는 “자산 10조원 돌파 이후에는 상호출자총액제한을 비롯해 차원이 다른 규제가 펼쳐진다”며 “SM도 이를 감안해 사세 확장에 주력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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