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 좋은데”…사파이어테크, 신용등급 ‘CCC’ 강등

[고종민 기자]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이하 사파이어테크)의 전환사채 신용등급이 ‘B-’에서 ‘CCC’로 강등됐다. 2012년 시작된 적자로 재무상태 악화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1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주력 제품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에 의한 수익기반 약화 △영업적자 및 당기순손실 지속 △과중한 재무부담을 감안해 사파이어테크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B등급 회사채는 ‘원리금 지급능력이 결핍돼, 투기적이며 불황 시에 이자지급이 확실하지 않을 수준’을 뜻한다. CCC등급은 ‘원리금 지급에 관해 현재에도 불안요소가 있으며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커 매우 투기적인 기업’을 지칭한다.

신용등급 하향 주요 요인은 경쟁력 약화, 경쟁구도 심화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 재무상태 악화 때문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사파이어테크는 2013~2014년 매출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주력 제품의 경쟁구도 변화로 수익기반이 급격히 약화됐다”면서 “LED 기판 전문업체들이 원재료인 단결정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사파이어테크의 사파이어 단결정 매출액이 2014년 156억원에서 2015년 27억원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이후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광학용 기판도 주요 수요처의 자체 생산능력 확보 등 시장 내 공급능력 확대로 사파이어테크의 지위가 약화됐다”면서 “부문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규모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로 연결됐다. 특히 지속된 영업적자 영향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5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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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전히 부정적인 사업 환경이다. OCI가 사아피어잉곳 사업을 접고 삼성전자가 스미토모화학과 합작 설립한 SSLM(사파이어 잉곳과 웨이퍼 생산업체)의 지분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은 진행형이다.

중국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 개발 및 대량 생산 능력 확보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애플 아이워치에 들어가는 사파이어 글라스 수혜주로 사파이어테크를 꼽았지만 중국 업체들에게 납품업체 자리를 빼앗겼다. 또 일본·러시아 업체 역시 환율 급락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무시하기 힘든 상대가 됐다.

다만 사파이어테크 측은 원가 경쟁력 개선과 판가 하락 정체 등으로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용평가는 과거 데이터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경쟁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이익이 날 것으로 본다”면서 “작년 4분기 이후에 판매 가격의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현재 판매가격 수준 보다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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