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미동전자통신, 블랙박스·스마트카 리딩 컴퍼니 꿈꾼다

“2020년, 전세계 자동차 4대 중 3대는 스마트카(Smart Car)가 차지할 것이다.”
미국의 한 시장조사업체에서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의 일부다. 스마트카 기술은 상당부분 진척돼 있는 상태다. 아우디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5에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무인차량을 전시관으로 불러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BMW는 삼성 태블릿PC로 차량을 제어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100㎞ 구간을 자율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구글과 노키아, 샤오미 등 글로벌 IT업체까지 스마트카 전쟁에 뛰어들었다.





[김진욱 기자] 양재동에 위치한 미동전자통신 본사 사무실



국내에도 스마트카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 있다. ‘유라이브’라는 브랜드로 차량용 블랙박스를 생산·판매하는 미동전자통신(대표이사 김범수)이 바로 그곳. 미동전자통신은 올해 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를 탑재한 블랙박스 ‘알바트로스 3 골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ADAS는 전방추돌회피(FCWS)와 차선이탈경고(LDWS) 등의 기술을 포괄해 지칭한다. 스마트카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미동전자통신의 알바트로스 3는 전방추돌회피와 차선이탈경고 기능을 탑재했다.


◆ 영상인식 기반 ADAS 선두주자


미동전자통신은 영상인식기술 기반의 ADA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동전자통신이 유일하다. LDWS와 FCWS로 대표되는 영상인식기술 기반 ADAS는 스마트카, 특히 무인자동차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자동차 스스로 제동·조향장치를 작동하기 위해서 전방 차량과 보행자, 양쪽 차선 등을 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동전자통신의 보행자 인식률은 글로벌 ADAS 선두업체인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Mobileye)의 95%를 상회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동전자통신은 ADAS 기술력을 전기차 산업에도 응용 적용할 예정이다.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세대 전기차 및 그린수송시스템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에 포함돼 ‘Active VESS(Virtual Engine Sound System)’를 개발한 덕분이다. 전기차는 전방 보행자를 인지해 가상 엔진소리를 필수적으로 내야 한다. 엔진소리가 나지 않아 생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미동전자통신은 뛰어난 보행자 인식기술을 이용해 전기차 비포마켓(Before Market)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ADAS는 전기차에 가려 비교적 관심을 덜 받고 있다. 하지만 연 평균 성장률(CAGR) 20%에 이를 만큼 성장세가 강한 분야다. 특히 지난해 유럽 신차 성능테스트(Euro NCAP)에서 ADAS를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면서 북미와 일본 등 다른 선진국으로 확대 적용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다수의 보험사가 ADAS를 장착한 고객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어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블랙박스, 꾸준한 먹거리로





국내 최초로 ADAS를 탑재한 블랙박스 ‘알바트로스 3’



미동전자통신은 자체 브랜드인 유라이브로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 2위 규모로,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인지도를 큰 폭으로 상승시켰다. 2011년부터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CAGR은 160%를 상회한다. 4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9%대. 지난해 TV 광고를 진행하면서 영업이익률이 2%대로 떨어져 올해는 이익성장과 실적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상장사 중 연구개발(R&D)비용을 투입해 블랙박스를 직접 개발하는 곳은 미동전자통신이 유일하다. 덕분에 ADAS를 접목한 블랙박스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블랙박스, 터치 액정을 부착한 블랙박스 등도 국내 최초로 출시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미동전자통신은 ‘고품질 프리미엄 블랙박스’ 시장을 선점했다. 유라이브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받는 경쟁사 제품보다 10~30% 비싸다.


블랙박스는 미동전자통신의 캐시카우로, 한동안 ‘효자’ 노릇을 할 예정이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최근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장착비율은 수입차 49%, 국산 대형차 36%, 국산 중형차 33%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 블랙박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김범수 대표는 “블랙박스 시장은 레드오션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연간 100만~150만대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박스의 해외시장 전망은 더 밝다.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에서는 대형사고가 증가해 운전 과실에 대한 징벌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블랙박스 탑재 차량에 대한 보험사의 우대정책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동전자통신은 올해 1분기 일본 수출 10억원을 달성했다. 중국 정부와 보험사도 블랙박스 장착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최근 차량 범죄가 급증하면서 블랙박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블랙박스 바탕으로 스마트카 시대 준비한다


김 대표는 ‘무차입 경영’을 중시한다. 40명 내외의 핵심 개발인력 이외에 회사 규모를 더 키우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슬림한 조직에서만 가능한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의 장점을 다른 가치들보다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조직 유지를 위해 생산과 판매를 외주업체에 맡겨 판매관리비 부담을 낮췄다. R&D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경쟁사의 2배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미동전자통신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 등지에는 연구소와 현지 판매법인을 구축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는 합작 법인을 통해 진출할 예정이다. KDB대우증권 김창희 연구원은 "미동전자통신은 해외시장을 개척해 내수 한계성을 극복할 것"이라면서 “블랙박스라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스마트카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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