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어닝쇼크 불은 언제 끄나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위기상황에 놓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결방안으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카드를 꺼내들었다. 신 회장이 직접 IPO를 챙기는 만큼 빠르면 올해 연말 호텔롯데의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실질적인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로 롯데쇼핑(8.83%), 롯데칠성(5.92%), 롯데제과(3.21%), 롯데케미칼(12.68%), 롯데리아(18.77%)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순환출자구조를 올해 말까지 80% 정도 해소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상장 중심은 롯데쇼핑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에 투자자들은 기업공개에 따른 유상증자 계획에 주시하면서 동시에 롯데쇼핑의 주가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의 핵심 키는 롯데쇼핑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IPO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지분을 담보로 호텔롯데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는 호텔롯데의 IPO자금으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신 회장이 몇몇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지분을 재배치하면 약 2조5000억원만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제일모직 상장 후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그룹내 지배력을 강화하듯, 신 회장 역시 호텔롯데의 상장 이후 롯데쇼핑을 합병해 순환출자구조를 정리하고 그룹내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닷컴, 그리고 롯데리아를 거느리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하나로 묶어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채증가, 영업이익 감소…기초체력 떨어져
하지만 롯데쇼핑의 재무 상황이 만만치 않다. 외부에 풍랑이 몰아치고 있는데, 기초체력이 떨어져 있다. 롯데쇼핑은 2007년 상장 후 줄곧 적극적인 M&A로 외형을 키워왔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소비경기 둔화로 구조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M&A탓에 순차입금 규모도 2007년 1조4260억원(부채비율 78%)에서 2015년 3조2300억원 수준(부채비율 128%)으로 증가했다. 호텔롯데가 이전 KT렌탈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열사에 SOS를 요청했을 때,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KT렌탈 인수대열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 7조4513억원, 영업이익 202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5.3%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2.7%를 기록했다. 국내 백화점 영업이익은 36.1% 감소하고 국내 마트 영업손익은 전년동기 330억원 이익에서 70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롯데쇼핑 연결기분 실적 총 매출의 56%, 영업이익 비중 58%를 차지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자 지난해에 단행한 12개 점포 매각(백화점 4개, 할인점 8개)으로 임차료가 늘면서 판관비도 크게 증가했다. 기존 채널의 마진율 하락은 물론 중국 등 해외법인 투자확대, 롯데마트의 중국사업 손실 등으로 해외사업 부문 적자규모는 전년 동기 470억원에서 올해 2분기 580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말 발생한 중국 할인점의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 1569억원 반영과 국내 백화점 대규모 출점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상가상 신용도 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경영권 분쟁, 실적악화, 차입금 부담, 부정적인 소비자 여론 등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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