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갤럭시아SM 매각 ‘험로’ 우려
조현준·조현상·SM엔터, 지분 50% 나눠 보유


[권일운 기자] 효성그룹 대주주 일가의 갤럭시아에스엠(갤럭시아SM) 매각은 복잡한 지분 구조로 인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평가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형제가 사실상 개인 자격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전략적 파트너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지분의 비중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갤럭시아에스엠의 최대주주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현준 회장(80%)과 조현상 사장(10%) 등 효성그룹 대주주 일가 형제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회사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룹의 주요 사업회사들과 무관하게 대주주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인 셈이다.


하지만 조현준 회장이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갤럭시아에스엠 지분도 적지 않다. 지분율로는 7.1%에 달하는 단독 3대주주가 조현준 회장이다. 조현상 사장의 지분도 상당량이 존재한다. 조현상 사장이 80% 지분을 보유한 신동진이 6.3%의 지분을 갖고 있고, 조현상 사장의 개인 명의 지분도 0.9%가 있다. 신동진은 자산 구성 측면에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유사한 법인이며, 조현상 사장이 주도하는 수입차 사업도 펼치고 있다.


요컨대 갤럭시아에스엠은 조현준 회장이 29.5%, 조현상 사장이 7.2% 씩의 지분을 개인과 법인 명의로 나눠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합의가 이뤄져야 매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갤럭시아에스엠이 공정거래법 상으로는 효성그룹에 소속돼 있지만, 해당 거래를 효성그룹이 전략적 차원에서 관여하기 쉽지 않은 것도 이같은 지배구조에 기인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갤럭시아에스엠 매각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재를 매매 거래하는 성격을 띠기 때문에 매수자의 실체나 거래 종결성을 꼼꼼히 따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두 형제가 개인과 법인 명의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어 거래 절차 자체도 난이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를 놓고 단독 2대주주인 SM엔터테인먼트(12.6%)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SM엔터테인먼트는 조현준 회장 측과 동시에 갤럭시아에스엠에 투자를 단행했고, 갤럭시아에스엠의 이사회에도 효성그룹 인사들과 비슷한 비율로 참여하고 있다. 동등한 수준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SM엔터테인먼트는 기본적으로 효성그룹 또는 조현준 회장과의 합작을 염두에 두고 갤럭시아에스엠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합작 상대방이 바뀌게 된다. 투자 결정 당시와는 갤럭시아에스엠의 본질이 달라졌다고 여길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로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대주주에게 자신들의 갤럭시아에스엠 지분도 같은 조건에 넘기기를 요구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태그 얼롱)과 같은 옵션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성사됐을 때 이에 준하는 조치를 요구하거나, 자신들에게 사전 동의를 얻은 원매자와 거래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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