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미래 수소사회, 지름길은 없다”
수소위원회 CEO 총회서 3대 방향성 제시
정 수석부회장(앞줄 중앙 오른쪽)과 공동 회장사인 에어리퀴드 베누아 포티에 회장(앞줄 중앙 왼쪽) 등 수소위원회 연례 CEO 총회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 CEO들의 모습.(사진=현대차그룹)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공동회장으로 참석, 전체회의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그룹별 토론을 주재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 분야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CEO 총회의 환영사를 통해 “미래 수소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며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수소 에너지가 기후 비상사태는 물론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이 되려면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3가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산업 모든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으로 지속 가능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수소는 기존 화석연료의 한계를 극복할 대체 에너지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생산·저장·활용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서 창조적 기술 혁신으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수소위원회가 이번 CEO총회에 맞춰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의뢰해 수소위원회 30여개 회원사들의 2만5000여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수소원가 경쟁력 보고서’를 최초로 발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해당 보고서는 수소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생산 유통 활용 등 각 단계에서 원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10년 이내 최대 50%의 원가 저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장거리·대형 트럭 운송, 산업용 열원(熱源) 생산 등 수소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20여개 이상의 분야에서 상당한 원가 저감이 예상된다. 이들 분야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5%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 비용 하락으로 인한 수전해 수소 생산 원가의 급격한 감소 ▲수소 유통·충전 인프라의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소 공급 가격 감소 ▲수소를 활용하는 사업 군들의 생산 확대에 의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원가 감소 등이 수소 원가 저감의 3대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3대 핵심 요인 충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 약 7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지만, 이 같은 규모는 현재 전 세계 연간 에너지 관련 지출의 약 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사회의 실질적 가치와 비전을 효과적으로 제시해 일반 대중의 수용성을 확대하고 신 시장을 창출해야한다”고 말했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개선과 수소산업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소사회 비전과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제 이번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서 공개된 글로벌 컨설팅업체 FTI컨설팅의 미국, 중국, 일본, 독일 4개국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수소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안전관리체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수소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완벽한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동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위원회 연례 CEO 총회 참석에 이어 당일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프랑스 범 정부 차원의 연례 투자유치행사에 참석했다. 프랑스는 전 세계 주요 경제인들을 초청해 연례 투자유치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주요 장관·각 지역 대표, 190여개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참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재 공식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했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분야 등을 주제로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1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화합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 당사자들’을 주제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일정도 소화한다. 기후 변화·에너지 전환 대응과 연계한 수소·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활용과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향한 모빌리티의 역할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산업계에서 존경 받고 영향력 있는 100여명의 경제계 리더들이 모이는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정기회의(Winter Meeting)에도 초청됐다. 세계경제포럼 이사회에 의해 운영되는 국제비즈니스위원회 정기회의는 이사회의 공식 초청 인사만 참여 가능하며, 글로벌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 주요 완성차·부품업계 CEO와도 잇따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폭넓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세계경제포럼 참석은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