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최대주주로 제넥신 등극…코스닥 行 '청신호'
제넥신, 주식 양수·유증 참여로 툴젠 지분 16.64% 확보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0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툴젠(위)와 제넥신(아래)의 CI


[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툴젠의 창업자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박사)가 2대 주주로 물러나고 제넥신이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이로써 현재 코넥스 상장사인 툴젠의 코스닥 이전 상장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툴젠은 지난 11일 최대주주가 제넥신으로 변경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날 제넥신은 툴젠의 주식 98만5721주(지분율 14.96%)을 695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제넥신은 툴젠의 100억원 규모의 툴젠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3만2626주의 신주를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제넥신은 툴젠 지분 111만8347주(16.64%)를 보유하게 된다. 이로써 툴젠의 최대주주는 창립자인 김진수 박사에서 제넥신으로 바뀌게 됐다.


제넥신은 주식양수도계약을 통해 김진수 박사(55만9505주, 8.49%), LB인베스트먼트(36만6662주, 5.56%), KTB네트워크(3만1570주, 0.48%), IMM인베스트먼트(2만7984주, 0.42%)로부터 오는 21일 지분을 양도받기로 했다. 또한, 제넥신은 툴젠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 585억원과 유한양행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2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제넥신이 툴젠을 재인수함으로써 국내 바이오업계 '빅딜'이 성사됐다. 앞서 제넥신은 지난해 6월 툴젠과 합병해 '툴제넥신'을 출범시키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나, 주주들의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신청이 한도를 초과해 합병 계약이 해제됐다.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모색했던 툴젠의 코스닥 상장 진출도 좌절됐다. 당시 양사는 합병이 무산됐지만 협력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툴젠이 제넥신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함으로써 양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제넥신과 툴젠은 양사의 기반 기술을 이용하여 공동연구, 신사업 개발 등을 모색하고, 치료제 개발과 사업협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는 제넥신이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이라며 "제넥신은 툴젠의 유전자 교정기술을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 미래전략 파이프라인 개발에 폭넓게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넥신이 최대주주로 나서면서 자본 확충이나 사업 추진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툴젠은 향후 코스닥 이전 상장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화 툴젠 대표이사는 "이번 주주간 거래는 회사의 재도약을 원해온 김진수 창업자와 제넥신의 전략적 용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지배구조의 안정·강화를 계기로 그 동안 좌절됐던 코스닥 시장 상장도 잘 진행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김진수 박사를 둘러싼 최대주주 이슈가 해소된 점도 코스닥 이전 상장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박사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지난 1999년 툴젠을 창업했다.


김 박사는 지난 2018년 서울대 특허 헐값 이전 논란에 휩쓸렸다. 이 때문에 툴젠은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세 번째로 도전했다가 결국 철회해야 했다. 이번에 김진수 박사가 2대 주주로 물러나면서 코스닥 상장에 걸림돌이 됐던 최대주주 이슈가 해소됐다.


김 박사는 앞으로도 창립자로서 툴젠의 기술개발과 사업화 전략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은 김 박사가 이익 실현 차원에서 추진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가 제넥신 신주로 교부받는 주식도 일정 기간 보호 예수가 발생한다.


툴젠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김진수 박사가 이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툴젠 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툴젠과 제넥신 주식 간의 거래가 핵심이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의 세금 부분만 제한적으로 현금거래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유전자가위란 원하는 유전정보를 정확히 자를 수 있도록 설계된 분자 도구다.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원하는 DNA를 자르면 특정 유전정보를 제거할 수도 있고, 외부 유전자를 정해진 위치에 삽입하거나 염기서열을 원하는 대로 교정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핑거뉴클레이즈(ZFN), 2세대 탈렌(TALEN),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 RCEN) 등으로 구분된다. 툴젠은 이 중 CRISPR/Cas 시스템 유래 3세대 유전자 가위를 세계 최초로 사업화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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