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트론, 오토에버 흡수합병에 신용등급 '파란불'
사업경쟁력·재무구조 개선 등 긍정적 효과...신설 합병법인도 우량등급 기대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내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를 위한 자회사 흡수합병 계획을 밝히며 피합병법인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에 청신호가 켜졌다.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와 네비게이션 제조업체 '현대엠엔소프트'가 합쳐지며 현대오트론의 SW 관련 사업 기반도 다각화될 전망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의 재무구조도 우수한 만큼 우량한 등급 평가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오트론(A)의 무보증 사채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 검토'로 상향했다. 크레딧 제고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13일 현대오트론을 '상향검토 워치리스트'에 등재하며 등급 상향조정을 예고했다. 통상적으로 워치리스트는 1년 이내 단기간 내 크레딧 변동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부여한다. 두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 모두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은 일단 'A' 등급을 유지시켰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SW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합병한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 수립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구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할 계획이다.


신평사들은 흡수합병이 향후 자율주행 관련 신사업의 기반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산업의 IT서비스와 디지털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토에버와 차량용 SW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의 역량이 합쳐지며 미래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해석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시대를 맞으며 차량용 SW가 점점 중요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법인의 그룹 내 사업지위도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SI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던 오토에버도 합병을 통해 보다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트론은 9월 말 기준 3548억원의 자산과 2110억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 146.8%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26.7%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상태다. 하지만 3사가 합쳐질 경우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한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에 힘입어 자산은 1조5000억원으로 뛰어오르고 부채비율도 93.3%로 안정화될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합병법인이 보여줄 산업 내 경쟁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감안했을 때 합병법인에게도 우량등급 수준의 크레딧이 부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존속법인이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현대오토에버의 매출 비중이 큰 만큼 향후 현대오토에버의 신용등급에 따라 신설법인도 크레딧이 정해질 전망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아직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비교대상기업(Peer)의 크레딧으로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꼽는 현대오토에버의 비교그룹은 ▲LG CNS(AA-) ▲삼성SDS(AA+) ▲롯데정보통신(A1) ▲포스코 ICT(A2+) 정도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모두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피어그룹은 장기 등급은 'AA', 단기 등급은 'A2' 이상의 크레딧을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신설법인의 크레딧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피어그룹과 비교했을 때 'A+' 이상의 등급이 부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대차 그룹의 경우 지배구조가 탄탄한 만큼 예정된 흡수합병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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