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점 맞은 '형지2세' 최혜원 대표
중국 철수 후유증, 4년 내리 매출↓…취임 5년 맞아 글로벌 재도전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사진) 형지I&C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형지I&C대표 취임 5주년을 맞아 실적 악화의 고리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당면 과제인 해외사업과 신규브랜드인 '본이'(BON:E)를 정착 여부가 최 대표의 경영 능력을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혜원 형지I&C대표는 패션업계에서 손꼽히는 여성 CEO다. 남동생(최준호)을 제치고 그룹 지주사 격인 형지I&C의 대표이사가 되면서 세간의 각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2008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전략기획실장(2013년), 형지I&C 캐리스노트 사업부 상무(2014년) 등을 거쳐 형지I&C 수장(2016년 6월)이 된 그가 경영인으로 연착륙 했다고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조타기를 잡은 최 대표가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해 온 탓에 회사가 뒷걸음질 쳐온 까닭이다.


실제 최 대표가 중도 부임한 2016년 형지I&C는 역대 최대인 128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중국 사업을 정리하면서 1135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이후에도 형지I&C는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스테파넬' 종료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이 1021억원, 671억원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사업성이 저하된 중국 사업과 스테파넬을 접고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형지I&C는 최 대표 부임 이후 지난 5년(2016~2020년) 동안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2019년(5억원) 단 한 차례 뿐이다. 실제 2016년 10억원의 영업손실은 88억원(2017년)으로 불어난 뒤 2018년에 9억원을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53억원으로 증가했다. 


중국 철수가 이뤄졌던 2017년 88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손실이 2019년에 흑자(5억원)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이는 인건비 절감을 통한 원가율(매출원가+판관비/매출)이 107.8%→ 99.6%로 개선된 덕분이었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형지I&C의 임직원수는 2017년 141명에서 2019년 102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취임 5년째를 맞아 이러한 세평을 씻어내고, 형지그룹의 후계자로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내수 시장만으로는 실적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인의 체형을 고려해 최대 7XL 사이즈까지 구성된 예작의 '빅보스(Big Boss)' 라인은 이달게 미국 아마존 판매가 개시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신규브랜드인 '본이'(BON:E)의 성공 여부도 최 대표의 능력을 가름 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형지I&C는 기존 '예작'(셔츠)과 '본'(캐주얼캐릭터), '캐리스노트'(여성)를 잇는 4번째 브랜드 '본이'(프렌치 컨템포러리)를 선보이고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2021 사업계획'에서 본이만이 빠졌는데, 이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I&C 관계자는 "본이는 아직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콘셉트가 다듬어지지 않아 재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면서 "고객 유입 문턱을 낮추고자 현재 미들급 이상으로 설정돼 있는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해외사업이라는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하고 온라인 중심의 질적 성장을 위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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