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letter]
유동성 회수와 가치주펀드
되살아나는 수익률, 금리상승 대비 관심 가질만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10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돈이 넘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가 2월 전월대비 1.3%늘며 3274조원을 넘었다. 2001년 12월 관련 통계 편제 후 최대 증가폭이다.


넘치는 돈이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코인)시장에 흘러 들어가며 가격과 지수가 연일 최고점을 갈아 치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살아나고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정부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도 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벌써 금리를 차츰차츰 올리고 있다.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1월말 1.0080%에서 이달 15일 기준 1.6360%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눈으로 하나둘 확인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동성 거품이 꺼지는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백신 보급으로 경기가 살아나며 실적주 중심의 장이 펼쳐져 급격한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늘 그렇듯 코로나19 이후 예상치 못한 주식시장 흐름에 전문가들은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식으로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모습이다. 


분명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건 분명해 보인다. 주식시장은 사이클이 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저인플레이션 때는 성장주가 상승을 주도 한다. 반대로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가치주의 성장률이 두각을 보인다. 몇년을 주기로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경제지표도 사이클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지난 2월말부터 4월초까지 완만한 속도로 가속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고용은 '완만하고, 보통 수준'으로 임금상승률은 '약간 전체적으로 가속화', 물가는 '약간 가속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월가 투자은행은 우량주, 산업대표주, 가격결정력이 높은 주식을 사라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거 몇 년간 소외됐던 가치주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가치주펀드는 본래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싼 종목을 발굴해 적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다. 


경기에 덜 민감해 조정이나 하락장에서는 성과가 우수한 경향을 보인다. 주로 저 PER(주가수익비율)주,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주, 고 배당주에 투자한다. 금리가 높아지면 당장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렴하거나 배당 등을 통해 즉각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가치주의 매력이 부각된다.  


연초이후 수익률 상위(15일기준)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수익률과 비교해 8~9%포인트(p)가량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의 펀드가이드 통계에 따르면 상위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신영마라톤2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193.12%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 1(주식) 25.21%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22.09% ▲마이다스액티브가치증권투자회사(주식) 20.60% ▲교보악사그린디지털증권자투자신탁2[주식] 17.69%▲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 17.63% ▲미래에셋TIGER우량가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17.58%다. 그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벌어졌던 수익률 격차를 대거 줄였다. 


이들 펀드는 모두 가치주 유형에 속해 있지만 펀드별로 담은 종목과 전략은 차이를 보인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신영마라톤20증권자투자신탁은 채권혼합형으로 국내 채권비중이 89.09%, 기타 9.33%, 국내주식 1.58%로 다른 가치주펀드와는 투자비중에서 차이를 보였다.


수익률 상위 펀드 모두 '가치주펀드'로 분류하지만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이 모두 가치주인 것은 아니다.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 상위 종목 10개가 모두 가치주인 펀드는 미래에셋TIGER우량가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뿐이었다. 비중 상위 10개 종목은 기아차, 한화생명, 롯데하이마트, 현대차 CJ, 포스코인터내셔널, 효성중공업, SK렌터카,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이다.


그외 펀드들은 삼성전자, LG화학, 카카오, NAVER, 삼성SDI 등 성장주와 함께 각자 투자철학에 맞는 가치주를 담아 수익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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