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M&A
롯데·신세계, 본입찰에 나선 이유
거래액 확대에 방점…경쟁사에 못준다는 심리도 작용한 듯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롯데와 신세계가 몸값만 5조원으로 알려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까지 나선 데에는 이커머스 거래액 확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커머스 업계에서 뒷방늙은이 취급을 받던 이들에게 이베이코리아가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는 만큼 서로에게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롯데(롯데쇼핑)와 신세계(이마트)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커머스 사업 규모 및 역량 강화측면에서 이번 본입찰에 참여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5조원이나 되는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에도, 인수 의지를 불태우는 데에는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의 자산으로도 볼수 있는 '거래액'의 무게감을 무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만 하더라도 국내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이 44조49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약 2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 쿠팡 및 네이버와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다. 점유율 기준 네이버(17%), 쿠팡(13%)에 이은 3위(12%)다. 롯데와 신세계 중 어디라도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게 되면 네이버·쿠팡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각각 8조원과 4조원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한 롯데와 신세계 입장으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기회인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경쟁심화에 따라 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레드오션"이라며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단번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다 보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면, 거래액외 기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볼 여지도 충분하다. 우선 롯데는 계열사간 사업시너지가 확연하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과의 협업도 도모할수 있다. 여기에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롯데온'의 역량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뿐더러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과 함께 풀필먼트사업에도 확실한 동력원이 될 수 있다.


신세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물론 비교적 무게감이 적은 에스에스지닷컴(SSG닷컴)과의 화학적 결합 가능성이 충만한 상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물류센터 3곳이 더해진데 따른 풀필먼트 사업 역량강화는 덤이다.


다만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에도 추가자금을 수혈해야한다는 우려가 있다. 이베이코리아에 남은 현금이 없어 향후 투자 부담도 큰 만큼 인수를 위한 거액의 자금조달 자체도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회사 모두 경쟁사로 하여금 손쉽게 인수하지 못하도록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공공연히 의지를 드러낸 데에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같은 맥락이다.


앞선 이커머스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는 예비입찰 전부터 이례적으로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면서 "통상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는 M&A시장에 입찰 전까지 인수의사와 관련 최대한 보안상태를 유지했던 관행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본 입찰에 들어온 가운데 점유율 상승만을 위해 연 영업이익 800억원 수준의 기업을 5조원에 덜컥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기업 모두 인수의지는 확연하지만, 인수가격 조정 가능성을 논외로 보더라도 재무적 부담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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