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그늘' 크래프톤, 해외사업 '먹구름'
인도 등 중국 분쟁국, 배그모바일 사업장애 우려 확산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0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배틀그라운드모바일 인디아(이하 배그모바일 인도)'로 인도지역 자체 서비스를 앞둔 크래프톤이 암초에 부딪혔다. 크래프톤은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요원해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해당 지역에 공을 들여왔다. 다만 최근 중국‧홍콩으로 게임 데이터가 전송된 것이 알려지면서 정보유출‧우회출시 등을 지적하며 크래프톤의 진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인도 정부가 개입할 소지도 다분하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 중국과 요원한 미국같은 시장도 안전하지 않다.


인도 IT전문매체 'IGN 인디아'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배그모바일 인도의 일부 데이터가 중국 베이징의 '차이나 모바일' 서버로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홍콩에 위치한 텐센트의 프록시마 베타, 미국·뭄바이·모스크바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서버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36.152.4.34'라는 IP주소로 데이터가 이동한 경로를 추적한 결과다.


그간 인도지역에서 배그모바일 서비스는 텐센트가 담당했다. 인도에서 배그모바일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누적 다운로드는 약 1억7500만건으로 배그모바일의 전체 다운로드 건수의 24%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도 인구의 13%가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직접 서비스로 전환한 배그모바일의 출시를 고대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중국과의 국경분쟁 이후 텐센트와 같은 중국 회사들에 강경책을 펼치면서 '배그모바일'의 인도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종료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즉각 조치했다. 크래프톤은 서비스 중단 직후인 지난해 11월, 23억원을 들여 인도 법인(PUBG INDIA PRIVATE LIMITED)을 설립했다. 올해 3월에는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Nodwin Gaming Private limited)'에 257억원을 투입해 지분 15%도 취득했다. 이달에는 인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Loco)'의 시드 라운드 투자에 참여했다. 로코는 인도 최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포켓 에이스'로부터 독립한 회사로 e스포츠팀 운영, 인기 게임 스트리머 발굴, 커뮤니티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땀을 뺀 크래프톤의 노력에도 인도 정부의 서비스 중단 결정에 대한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인도 정치권, 학계, 경제단체(CIAT) 등에서 배그모바일 '우회출시'와 '데이터 국외전송'을 문제 삼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텐센트와 크래프톤을 끈끈한 전략적 동업자로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지분 16.43%)과 1% 차이로 텐센트가 2대주주(지분 15.52%)에 올라 있다.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크래프톤의 인도 서비스가 역풍을 맞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과 요원한 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도 배그모바일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배그모바일의 폭력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에서 시작된 반중 감정의 불똥이 크래프톤으로 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크래프톤 측은 인도지역 출시가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7일 배그모바일 인도 OBT(공개테스트)를 실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게임의 정식 출시일까지 1~2주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