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투자기업 리뷰]
어피니티, '락앤락' 본전회수 가능할까
현재 주가로는 원금 회수 난항···내년 주담대 만기 도래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8일 13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진섭 기자] 지난 2017년 락앤락을 인수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수 당시보다 락앤락 주가가 하락하며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지난 7일 종가기준 락앤락 주가는 1만4050원으로 약 4년 전 어피니티의 인수가보다 약 4000원 낮다. 당시 어피니티는 특수목적법인(SPC) 컨슈머 스트랭스(Consumer Strength Limited)를 통해 경영권을 포함한 락앤락 지분 63.6%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했다.


어피니티는 밀폐 용기 단일 상품 위주던 락앤락에 텀블러와 주방용기, 소형가전 등 신사업을 더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락앤락 실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매출원가 상승률이 매출 상승률을 압도했다. 연결기준 2017년 417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020억원으로 약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2165억원에서 2783억원으로 22% 늘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515억에서 289억원으로 약 44% 감소했고 12.3%였던 영업이익률은 5.8%로 하락했다. 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도 730억원에서 652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순이익 규모도 줄어들며 배당을 통한 주가부양과 투자금 회수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인수된 해인 2017년 349억원이던 락앤락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304억원, 2019년 164억원, 2020년 117억원으로 급전직하했다. 


락앤락은 배당금 규모를 매년 줄여나가는 기조다. 2017년 271억원에 달하던 배당금은 2018년 70억원, 2019년 43억원으로 축소됐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배당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어피니티가 배당금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약 73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법인세 비용이 순이익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8년 71억원(법인세율 18.18%)이던 법인세비용은, 2019년 120억원(42.37%), 2020년 191억원(61.9%)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법인세는 해외 법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락앤락의 별도 재무재표 기준 법인세 비용은 37억원으로 법인세 유효세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재 어피니티는 락앤락을 통해 인수금융에게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해 컨슈머 스트랭스의 자산은 6604억원의 부채와 3333억원의 자본으로 구성돼 있었다. 지난해 컨슈머 스트랭스의 부채는 7257억원으로 9% 증가했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1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203억원의 영업손실과 3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별도의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SPC의 특성을 고려하면 컨슈머 스트랭스의 영업손실은 락앤락 지분법 손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의 차이를 통해 130억원 안팎의 금융비용(이자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락앤락 딜의 인수금융 주관사인 KB증권은 4.2%의 금리를 책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와 이자비용을 바탕으로 역산해보면 어피니티 측은 락앤락 매각대금의 절반 정도인 약 3000억원 내외를 인수금융에서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락앤락 인수대금(원금) 6293억원에 이자비용과 M&A 자문사 수수료 등을 더하면 락앤락 투자의 손익분기점은 약 7000억원으로 볼 수 있다. 7000억원을 컨슈머 스트랭스가 보유한 락앤락 주식 3496만1267주로 나누면 락앤락 주가가 2만원에 도달해야 어피니티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단 어피니티는 내년 락앤락 엑시트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2년 12월 락앤락 주식담보대출 계약 만기가 도래한다. 락앤락 주가 부진으로 인해 차환(리파이낸싱) 여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재판매(셀 다운)을 거쳐 현재 ▲현대해상화재보험 ▲흥국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케이비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한국증권금융 ▲롯데손해보험 ▲에스비아이저축은행 등 11개사의 자금이 락앤락에 투입돼 있다.


어피니티는 엑시트 과정에서 락앤락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락앤락은 올해 1분기 기준 1638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순현금 규모 1498억원 대비 약 140억원 증가한 수치다.


현금성 자산을 배당금으로 전액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지분율을 바탕으로 어피니티는 1080억원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원금 회수가 가능한 락앤락의 몸값은 5847억원으로 조정되며 이에 상응하는 락앤락 주가는 1만6000원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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