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열전
KB금융, 해외 투융자+ESG '양날개 드라이브'
단순 신디케이트론 벗어나 복합 투융자 모델 구상…북미 사업에서 성과 시작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3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국내 인프라 투자로 승승장구한 KB금융그룹의 IB사업이 해외와 ESG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어 새 추진 동력을 얻고, KB금융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발표된 북미 태양광 발전소 및 ESS(Energy Storage System)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 주선,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말 이뤄진 미국 파이프라인 업체 인수금융 주선 등은 KB금융의 해외 사업이 연착륙하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들로 평가된다. 


북미 태양광 발전소 PF의 경우, 국민은행이 도이치은행, BNP파리바은행, ING은행 등과 공동주선기관으로 참여해 총 신디케이트론 금액 8억4000만 달러(약 9850억원) 중 1억 달러(약 1173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를 제출했다. 1년 8개월 전 이뤄진 미국 파이프라인 업체 선순위 인수금융 주선은 총 5억3000만 달러(약 6220억원) 규모로, 당시 국민은행은 중국공상은행과 대표 금융주선기관에 선정됐다.


KB금융 CIB(기업투자금융) 고객그룹 관계자는 "특히 (지난달)북미 태양광 발전소 PF 인수금융 주선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인데다, KB금융이 단순 참여은행이 아닌 공동 주선은행의 타이틀을 달고, 글로벌 IB와 공동 주선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딜"이라며 "4~5년간 진행했던 해외사업 개척의 중요한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선진국 중심의 IB는 '투 트랙'으로 진행되는 KB금융의 해외 사업 전략의 한 축이다.


KB금융은 우선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의 소매금융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캄보디아 프라삭 등 현지 은행 지분을 인수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선진국에 대해선 국내 경험을 바탕삼아 IB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프라와 부동산, M&A 등 한국 시장과 선진국 시장의 IB 코드가 거의 비슷하다는 게 KB금융그룹이 자신감 갖고 뛰어드는 배경이다.


KB금융 측은 "비즈니스 속성은 한국과 선진국이 똑같다"며 "다만 언어가 다르고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참고한 뒤 한국에서 열심히 하는 만큼 해외에서도 글로벌 IB의 환경에 맞게 역할을 잘 수행하면 선진국 IB들과 공동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학습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비즈니스를 위해 금융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에 캠프를 차린 뒤 현지에서 발빠르게 이슈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과 런던, 홍콩에 'IB 유닛(사무소)'을 개소한 뒤 영업은 물론 심사역까지 파견해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싱가포르의 유닛 설치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고, 대면 비즈니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뉴욕이나 런던 등에 거주하는 IB 인력들이 일정하게 있어 돌발 변수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해외 및 ESG 사업에 대한 KB금융의 시선은 확고하다. 단순 대출 참여 위주의 신디케이트론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융자 복합 모델의 IB 비즈니스를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진출이 늦은 분야가 있어 신디케이티드 론을 병행하고 있으나, ESG 혹은 KB금융이 국내외에서 강점을 드러낸 분야에선 글로벌 은행들과 공동주선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ESG 투자에 매년 10조원 이상을 책정한 만큼,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 ESG와 관련된 글로벌 투융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대 들어 IB가 KB금융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자연스럽게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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