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롯데온...성장성 '입증'
거래액 업계 평균 크게 상회...그룹사와 같이 웃을까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롯데온)은 지난해 4월 출범 당시부터 세간의 우려를 한 몸에 받아왔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이커머스시장 환경 하에 후발 주자가 비집고 들어 갈 틈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쿠팡은 투자유치 재원을 통해 메기급으로 성장했고 네이버쇼핑은 저가 수수료로 시장 장악에 나선 때였다. 여기에 기존 이커머스 1세대들도 거래액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 전반의 성장과 별개로 후발주자가 차지할 수 있는 몫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외부의 예상은 현재까진 적중했다. 롯데온은 출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는 3분기 동안에만 107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 또한 올 3분기 누적 기준 800억원에 그쳐 외형성장 측면에서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런데 롯데 측은 이러한 상황에도 롯데온의 반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단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미진하긴 하나 ▲거래액이 늘고 있고 ▲매출의 순도가 높아졌으며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장치들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온의 올 1~10월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45.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쇼핑시장 총 거래액 증가율(22.2%)보다 22.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롯데온의 거래액 증가폭이 시장 평균보다 두 배 이상 컸던 것은 '후발주자 효과'보다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잖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커머스업계는 시장 전체 거래 증가액 대부분을 소수 사업자가 독점하고 있어 타 산업과 신생업체가 초기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은 구조다. 실제 쿠팡이나 네이버쇼핑의 경우 올 들어서만 거래액이 70%, 40% 각각 늘어날 정도로 시장 내 거래액 편중 현상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출범 때부터 지적된 시스템을 안정화시켰고 편의성을 개선했다. 지난해 9월 시행한 퍼스트먼데이 등 각종 이벤트들이 소비자 유입의 변곡점이 됐다"면서 "외부에서 어떻게 보는 진 모르겠으나 당사는 현재 거래액 성장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온의 거래액 증대는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그룹 전반에 도움을 줄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비용절감·온라인 비중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현재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소비재를 판매하는 롯데그룹사는 롯데온 뿐 아니라 자체 온라인몰, 타 이커머스 플랫폼 등을 혼용해 이용하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자사몰 판매량을 키워 타 플랫폼에 쥐어줘야 할 판매수수료를 아끼는 것이며 차선책이 롯데온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들은 롯데쇼핑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이는 그룹 내부에서 돈이 도는 개념인 만큼 롯데그룹 차원에선 긍정적이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올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모처럼 롯데온의 거래액 증가율을 적시했는데 이는 성장성 하나만큼은 입증했단 취지 아니겠나"라면서 "다만 거래액을 발생시키는 데 들어간 비용이 너무 크고 그에 반해 순매출 증가세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롯데온 플랫폼이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손익 개선을 위해선 마케팅 지출액을 다소 억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현재 수준의 거래액 증가율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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