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신동빈 회장, 레드카드 꺼낼까
25일 이사회 이후 정기임원인사 예정…높아진 위기의식 반영 인사폭 주목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칼을 꺼내들지 주목된다. '위드코로나' 정책과 성과주의에 맞물려 공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대거 교체가 아닌 현 체제 유지에 따른 안정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 등 침체된 분위기 속 여러차례 위기의식을 강조해왔던만큼 황각규 전 부회장의 사임때와 같은 파격인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5일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만의 인사관행에 따라 인사 대상 CEO 및 임원들은 일찍이 개별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상 12월에 단행해왔던 것보다 1개월 가량 앞당긴 일정이다. 코로나19이후 위기의식이 고조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간 12월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해왔던 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8월 비정기 기습 인사를 단행하더니 3개월 후인 11월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당시 롯데는 정기인사에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적쇄신과 임원 직제 슬림화를 표방했다. 특히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2019년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높아진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올해들어 어려운 업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번 정기인사도 작년과 비슷한 향방으로 흘러갈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특히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란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는 한편, 침체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조직의 안정과 혁신을 꾀해야할 시점이란 분석도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줄곧 CEO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미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주문해왔다. 핵심인재 확보 및 조직문화 혁신을 촉구한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신 회장은 "CEO들은 회사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도 책임지고 있다"며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R&D, 브랜드, IT 등에 대한 투자가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계의 시선은 유통 계열사에 쏠렸다.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이들이 대대적인 수술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만 하더라도 올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983억원으로 전년대비 40.3% 주저앉았다. 온라인사업을 대표하는 롯데온은 올 3분기까지의 영업손실만 100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급기야 백화점과 마트부문에 한해 희망퇴직까지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보수적인 견해를 유지한 끝에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매물로 나온 한샘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일정부분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했지만 이마저도 시너지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때 신 회장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는 얘기도 같은맥락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위드코로나라는 흐름속에서 롯데만큼 위기의식이 고조된 기업도 없을 것"이라며 "무작정 대거 교체보단 안정을 내세울 수도 있는 만큼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인사폭을 보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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