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안세진 대표 영입한 이유
신사업전문가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정중동' 호텔롯데 IPO 방점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16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사진)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추진에 불을 다시 지필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순혈주의를 타파하며 데려온 외부 인재인 데다 호텔 전문가라기보다 신사업 발굴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업계 해석이 분분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위드코로나 흐름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신동빈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표방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한 것이다.


이중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를 역임했다. 비호텔전문가를 호텔군 총괄대표에 앉힌 것은 결국 호텔롯데 IPO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일단 안 총괄대표는 롯데에 영입돼서도 호텔 신사업 및 역량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IPO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신동빈 회장 표 '뉴롯데'를 위한 마지막 단추가 호텔롯데의 상장인만큼 안 총괄대표의 임무가 막중한 셈이다.


호텔롯데 IPO는 사실상 5년 넘게 두문불출한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IPO 추진이 거론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경영권 분쟁 당시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천명했다. 그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의 분할, 합병을 진행했고 지분 정리를 통해 화학계열사들을 롯데지주 아래에 편입시켰다. 이후 신 회장은 지주사 체제 강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남은 과제로 호텔롯데를 주목했다. 


그러나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슈로 전체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면세사업 부진 탓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9년 점차 회복되는 듯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수렁에 빠졌다. 재무 전문가이자 신 회장의 금고지기로도 불렸던 이봉철 호텔BU장이 부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호텔롯데는 영업손실만 4976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844억원으로 48% 주저앉았다. 코로나19로 여행객 수가 급감한 탓에 역대급 실적 부진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부진 속에 총차입금은 9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는 2019년보다 차입금이 15%나 늘어난 것이다. 2016년 75%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75.7%까지 급증했다. 이 같은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1624억원, 영업손실 247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연내 IPO도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장 관계자는 "IPO를 추진하기 위해선 실적이 어느 정도 좋아지고, 투자자들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해야 하는만큼 최소한 코로나19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자회사인 롯데렌탈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호텔롯데의 상장도 거시적 관점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자체 기업가치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게 된 만큼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 이후 다시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 "전임이라고 볼 수 있는 이봉철 BU장은 재무전문가로서 롯데렌탈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구조조정 및 효율화에 기여했다"며 "바통을 이어받은 안세진 총괄대표도 위드코로나와 맞물려 호텔롯데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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