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3전4기 코스닥 입성···VC 동행 '결실'
LB인베스트·KTB네트워크·인터베스트 등 FI 엑시트 청신호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6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코넥스 대장주 툴젠이 3전 4기 끝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주식 거래가 활발한 코스닥 시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툴젠과 동행해온 벤처캐피탈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툴젠은 오는 1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최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64대 1을 기록하며 진입 준비를 마쳤다. 청약 증거금으로만 1조4316억원을 모집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자발적으로 공모주에 대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하며 흥행을 도왔다.


공모가는 7만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툴젠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10만~12만원) 하단을 밑도는 가격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관련 주가가 주춤한 시장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가 기준으로 추산한 이전상장 후 툴젠의 시가총액은 5489억원 규모다.


툴젠이 코스닥 입성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툴젠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벤처캐피탈은 ▲L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인터베스트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툴젠과 가장 오랫동안 동행을 이어온 건 LB인베스트먼트다. 2014년 '미래창조 LB선도기업 투자펀드 20호'로 툴젠 신주와 전환사채(CB)를 사들이며 인연을 맺었다. 신주 10억원, CB 20억원 등 총 30억원을 투입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2년 뒤인 2016년에도 30억원을 후속투자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활용한 펀드로 툴젠이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누적 투자금액을 60억원 규모로 늘렸다. 다른 곳들보다 일찍 투자에 참여하며 벤처캐피탈 가운데 유일하게 5% 이상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추정한 LB인베스트먼트의 툴젠 회수성과는 멀티플 7배를 웃돈다. 먼저 공모가 수준에 보유 지분을 전부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약 313억원을 거둬들일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제넥신 주식으로 교환한 지분의 평가금액(120억원 상당)을 더하면 총 433억원을 거둬들일 수 있다.


이밖에 FI들도 준수한 회수 성과가 기대된다. 툴젠의 기업가치가 투자 당시보다 껑충 뛰어오른 까닭이다. 투자시기에 따라 성과가 다르겠지만, 적절한 회수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상장 후 곧바로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적지 않은 편이다. 전체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98만9286주(상장 후 지분율 12.6%) 가운데 절반가량인 49만7563주가 유통시장에 풀린다. 나머지 49만여주에 대해선 1개월 간 자발적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


1999년 문을 연 툴젠은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다. 유전자가위는 원하는 유전정보를 정확히 자를 수 있도록 설계한 분자 도구다. 생명체 유전자 중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부분을 잘라 제거하거나, 외부 유전자를 정해진 위치에 삽입할 수 있다.


이런 유전자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핑거뉴클레이즈(ZFN) ▲2세대 탈렌(TALEN)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 RCEN) 등으로 구분된다. 툴젠은 이 가운데 3세대 크리스퍼 시스템 유래 유전자 가위를 세계 최초로 사업화한 회사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700억원을 토대로 크리스퍼 특허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관련 임상·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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