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서너 인수 발표' 오라클의 사상 최대 M&A
33조 메가 딜, 2022년 종결 예상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0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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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심두보, 노우진, 김나연 기자] 변동성이 커지면 M&A는 활발해집니다. 변화의 바람 앞에서 기업은 정체된 사업(혹은 계열사)를 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때문이죠. 팬데믹 속에서 2021년 글로벌 M&A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올해 M&A 규모는 5조 6300억 달러로, 2007년 4조 42000억 달러를 크게 넘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직후 M&A 활동은 주춤했지만, 이내 기지개를 활짝 폈는데요. 2021년 주식이나 채권 공모로 자금 조달이 쉬워졌고, 또 증시 활황이 이어지며 자사주를 활용한 M&A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20일 또 하나의 메가 딜이 발표되었는데요, 오늘은 오라클의 서너 인수 소식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출처=오라클 홈페이지

오라클의 사상 최대 M&A


무슨 일이지?

오라클이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진행합니다. 오라클은 서너 코퍼레이션(Cerner Corporation)을 주당 95달러, 총 283억 달러(33조 7477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M&A는 오라클의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스닥 상장 기업인 서너는 의료 전문가들이 병원 및 의료 시스템 내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정보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건강 기록의 현대화, 간병인 경험 개선, 임상 및 관리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과 관련된 사업을 펼치고 있죠.


오라클은 자체 리소스와 인프라, 그리고 클라우드 기능을 통해 서너의 제품과 기술 개발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의 사용성과 음성 지원 인터페이스에 초점을 맞추면 의료 제공자가 시스템을 처리하는 시간이 크게 줄고 환자를 직접 돌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죠.


래리 엘리슨 오라클 CTO는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서너의 수익은 오라클의 실적에 즉시 반영된다"면서 "인수 후 두 번째 회계연도와 그 이후의 수익에 서너가 실질적으로 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헬스케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수직 시장(vertical market)이며, 지난해 미국 시장 규모만 3조 8000억 달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IT 환경을 다루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 기업의 서비스는 금융, 통신, 유틸리티, 제약, 병원, 소매, 식음료, 건설, 제조, 정부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쓰이고 있죠. 자신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기업을 설득해야 하는 오라클은 각 산업군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서너 M&A도 이런 과정의 일환입니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병원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에게 오라클은 갑자기 매우 흥미로운 플레이어가 되었다"고 평가했죠.


클라우드 산업의 후발주자인 오라클의 점유율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약 2%입니다. 30%대 점유율의 아마존웹서비스와는 매우 큰 격차를 보이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IBM 등보다도 뒤처집니다. 때문에 이번 M&A는 오라클이 틈새시장을 찾고 해당 분야에서 하나씩 입지를 다져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주가는 어때?

M&A 소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라클의 주가는 20일(현지시간) 5.14%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후발주자가 추격을 위한 M&A를 시도했을 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1위를 굳히기 위한 M&A와 달리 그 기대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번 M&A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수 후 통합(PMI)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그리고 오라클이 예상했던 기대 효과가 수치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가 확인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오라클의 주가는 올해 들어 43.75% 상승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46.96%)와 비슷한 상승률입니다. 다만 오라클의 주가의 5년 상승률은 136%로, 마이크로소프트의 4.05%에 크게 못 미칩니다. 나스닥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애널리스트들(11명)의 컨센서스는 매수이며, 평균 목표 주가는 105달러입니다. 20일 종가(91.64달러) 기준 14.58%의 상승 여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나이키 홈페이지

예상외의 나이키 실적


무슨 일이지?

나이키가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연휴 시즌이 다가오면서 나이키는 전년 동기 대비 1% 오른 114억 달러(13조 5683억 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112억 달러보다 나은 실적입니다. 나이키는 최근 베트남 공장 가동에 제약이 가해지면서 10주간 제품 생산이 지연되는 일을 겪었는데요, 이 때문에 매출이 정체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나이키는 지난주 스니커즈 등 한정판 상품의 NFT를 만드는 알티에프케이티 스튜디오(Rtfkt Studios)를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이키는 최근 특허 신청을 통해 자사의 로고를 담은 스니커즈와 의류 NFT를 판매할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움직임이 나이키의 디지털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주목할 지점은 소비자의 수요에 있습니다. 나이키 상품에 대한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다이렉트는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한 블랙 프라이데이 시기를 포함해 8% 성장했습니다. 또한 블랙프라이데이는 끝났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연말 크리스마스와 연초 연휴 시즌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가상 상품과 같은 디지털 매출은 공급망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대표적인 배당주이기도 합니다. 나이키는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었음에도 배당금을 인상했습니다. 나이키는 20년 연속 배당금을 유지하거나 높여오고 있습니다. 25년 연속 배당금을 인상한 기업은 '배당귀족(Dividend Aristocrat)'으로 분류되는데요, 아직 5년이 남은 나이키는 '예비 배당귀족'인 셈입니다. 2분기 배당금은 0.305달러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오른 수치입니다.


주가는 어때?

나이키 주가는 전일 대비 2.73달러 하락한 156.98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장 마감 이후 주가는 다시 3%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나이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나이키를 분석한 애널리스트 23명 중 19명이 '매수(Buy)'를 권했습니다. 평균 목표 주가는 183.55 달러로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6.93%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됩니다.


출처=제냐 홈페이지

새로운 '명품주' 제냐, 뉴욕 상륙


무슨 일이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가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데뷔했습니다. ZGN라는 티커로 거래가 가능하며, 10.74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제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을 통한 상장을 추진했으며 이릍 통해 7억 6100만 달러(9075억 원)를 조달했습니다. 이날 제냐가 기록한 최종 기업 가치는 31억 달러(3조 7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당초 제시됐던 32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제냐는 상장 당일 공급사 인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 상태에 빠지고 천연 원자재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냐의 최고경영자(CEO)인 길도 제냐는 "공급망을 통제하지 않으면 아무데도 갈 수 없다"며 "원자재는 더 희박해지고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즉,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낸 셈이죠.


그래서?

제냐는 111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업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2018년에는 톰브라운(Thom Browne)을 인수하며 여성복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무척이나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제냐의 2019년 매출의 35%가 중국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2020년 기준 80개 국가에 걸쳐 296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급 브랜드는 좋은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때문이죠. 또한 올해에는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해 할인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명품주'의 가격 전가력에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가격 전가란 원료비와 인건비 등의 비용 상승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격 전가력이 높으면 이익률을 방어하기 그만큼 수월합니다. 특히 '대목'이라 불리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연말 소비 시즌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제냐의 실적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주가는 어때?

제냐는 10.24달러의 시초가로 시작해 장중 11.31달러까지 치솟으며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습니다. 특히 경기 위축 우려로 인해 전반적인 장 흐름이 좋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셈입니다. 제냐는 상장 첫날 10.7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시초가 대비 5.92%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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