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타바코열전]
KT&G, 아슬아슬 줄타기 왜
④규제 눈치보면서 점유율 및 사업 지위 상승효과 노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9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국내 담배업계 '맏형' KT&G가 올해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 및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데 위해성 논란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당국과의 갈등 등 최대한 논란을 피하면서 수익성은 극대화해야 하는 까닭이다.


KT&G는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 진출국가를 22개국으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 세르비아, 아르메니아 등에 진출하며 10개국을 돌파한지 불과 4개월여 만이다. KT&G가 이처럼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새로운 '캐시카우'중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참전했지만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업계 1위를 목전에 뒀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시장점유율 40% 수준으로 1위인 필립모리스(40%대 후반)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17년 처음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2%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다만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인식 개선 부분에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BAT 등 여타 담배기업들이 위해성 논란과 관련해 정부 규제에 맞서 기싸움을 벌여온 것과 대조된다.


사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더불어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까지 선보이는 등 전자담배 시장 역량강화를 지속해왔다. 동시에 다른 경쟁사처럼 일반 궐련 담배 제품 대비 해당 제품의 위해성 저감효과를 공연히 밝혀오기도 했다. 릴을 출시하면서 자체 분석 결과 기준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여러 유해 물질이 상당부분 저감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해성 실험 결과를 발표한 이후 스탠스가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궐련 대비 유해물질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한국필립모리스와 BAT 등은 반발하며 소송전까지 불사한 반면 KT&G는 식약처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만 밝히며 몸을 낮췄다.


아울러 2018년 말 '릴 하이브리드' 출시 간담회에서도 "KT&G는 타르에 대해 측정하는 방식이 각각 달라  국제표준 및 기준 마련이 우선"이라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나아가 위해성 논란 관련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실험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외 2019년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논란을 이유로 사용중단을 강하게 권고하자 차세대 전자담배로 평가받던 '릴 베이퍼'를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도 했다.


시장은 KT&G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2002년 민영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으로 분석 중이다. 담배사업 자체가 규제산업이고 담뱃세 등이 국가 정책과 연관돼 있는 만큼 최대한 정부와 갈등을 피해야 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 9.1%의 KT&G의 최대주주라는 점도 이유로 꼽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G는 차세대 사업인 전자담배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재미를 보고 있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경쟁사에게 맡기고 뒷짐만 지고 있다"며 "규제산업 특성상 논란이 해소되면 더 좋고 해소되지 않더라도 정부와 척을 지지 않아 사업적 지위 상승효과도 누릴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모호성을 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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