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테슬라 분석①
소프트웨어에서도 테슬라는 질주한다
②소프트웨어 강자 테슬라, '생태계 조성' 성공할지 주목해야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08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양한 미국 투자 소식과 분석 정보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더 빠르게 볼 수 있습니다. 머니네버슬립을 네이버에서 구독할 수 있습니다. 머니네버슬립은 미국주식투자를 함께 공부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입니다. 테슬라의 차량은 단순하지 않아요. 차량이라고 불리지만 그보다는 '달리는 전자기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테슬라의 혁신은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왔죠. 진입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자동차 산업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한 테슬라는 어느덧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완성차 업체가 테슬라의 궤적을 쫓고 있는 형국입니다. 테슬라의 혁신이 빛을 발할수록 자연스레 시선은 혁신의 원동력으로 쏠리기 마련인데요. 혁신의 원동력은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이전 콘텐츠에서 테슬라가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아주 잠깐 이야기했죠. 테슬라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이겨내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대체되는 칩'에 맞춰 유연하게 소프트웨어를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요. 하지만 이건 단편적인 사례에 불과해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가 갖고 있는 잠재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고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어요.


오늘은 어째서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를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발판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Photo by Afif Kusuma on Unsplash

◆ '소프트웨어' 기업 테슬라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기업 테슬라의 현주소를 확인해 볼까요? 테슬라는 이미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체적인 운영체제(OS)를 구축한 상태예요. 이를 통해 독자적인 자율주행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차주는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어요.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처럼 내부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차량을 제어 가능하죠.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도 있죠.


투자은행(IB) 업계 역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테슬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보고서를 통해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차기 전쟁터가 될 것"이라며 "전통 자동차 기업들이 테슬라에 도전하겠지만, 테슬라가 전기차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역시 과거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에 대한 투자 가치를 전기차 판매에만 둬서는 안 된다"며 전기차 소프트웨어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었죠. 마크 댈라니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소프트웨어 매출 증가는 테슬라의 마진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전기차에서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반이죠. 테슬라의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미래차 경쟁의 다음 격전지인 자율주행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테슬라가 꿈꾸는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서는 다음 콘텐츠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볼게요.


Photo by Karthik Sridasyam on Unsplash

◆ 소프트웨어 전쟁의 서막


소프트웨어를 지배하는 기업이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지배한다. 과장된 말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미래차 경쟁의 핵심으로 소프트웨어를 꼽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AI, 커넥티드 카 등 주축이 되는 기술이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반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수익 다각화까지 노릴 수 있죠. 이 때문에 전기차 기업은 물론 완성차 업체까지 앞다퉈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쟁의 시작입니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벤츠, 토요타 등 다양한 기업이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GM은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를 내놨습니다. 벤츠 역시 소프트웨어를 미래 경쟁력으로 꼽으며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와 분리해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토요타는 '아린 OS'라 이름 붙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2025년부터 전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어째서 중요한 걸까요? UBS의 보고서를 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어요. UBS는 보고서에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매출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매출액 규모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며 "소프트웨어를 제어하는 업체는 차 한 대당 5만 4000달러의 매출을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연간으로 반복되는 수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하드웨어 매출이 차량의 단순 판매와 AS를 통한 수익 형태였다면, 소프트웨어 매출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합니다. 소프트웨어 자체를 구독 형식으로 제공하거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도 있고,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상품도 출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산업 형태를 완전히 뒤바꾸는 혁신이죠.


이는 휴대폰 산업의 변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10여 년 전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산업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갔고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는 몰락한 반면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날아올랐죠. 이와 같이 혁신적인 변화가 자동차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Photo by Paul Steuber on Unsplash

◆ 테슬라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전기차 산업의 변화는 휴대폰 산업의 변화와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행보는 과거 애플의 행보와 닮았어요.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테슬라는 20년 전의 애플이다."


케이티 휴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2020년 고객에게 보낸 대화 녹취록에서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서로 닮은 점이 있다"며 "20년 전 애플을 보는 방식으로 테슬라를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기업(A company that thinks differently)"이라고 말했죠. 익숙한 문구이지 않나요? 바로 1997년 애플이 내놨던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광고 문구에서 따온 말입니다. 애플과 테슬라,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점입니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혁신을 통합해 애플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애플 생태계에서는 플랫폼 제공자인 애플을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콘텐츠 제공자, 스마트폰 사용자 등 여러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하고 있어요. 이들 사이에 가치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순환이 일어남으로써 공존과 성장을 이뤄지고 있죠. 애플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애플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죠.


테슬라의 과제 역시 생태계 조성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자체 하드웨어 생산력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테슬라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어요. 배터리 공장을 보유한 테슬라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셀만 납품받은 뒤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생산합니다. 최근에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나서며 수급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산 산업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또 테슬라 전용 충전소인 슈퍼차저 인프라 확충에 힘쓰며 테슬라만의 하드웨어 생태계를 건설하고 있죠.


이제 남은 것은 테슬라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태계 조성의 초석으로 스타링크 프로젝트라는 전 세계 대상 인터넷망 구축 사업도 벌이고 있어요.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약 4만 개의 저고도 통신 위성을 활용해 테슬라의 전기차가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지금도 지속적으로 위성을 쏴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약 1600여 개의 위성이 하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면 테슬라 전기차는 전 세계 어디서든 최선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거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테슬라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테슬람'이라고 불리는 충성 고객층도 갖추고 있죠. 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인 테슬람은 테슬라에 대한 사랑이 맹목적이라는 것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상호교류하면서 테슬라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테슬라 왕국'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만 남았습니다. 바로 자율주행이죠. 자율주행기술 경쟁에서도 테슬라의 우위를 점치게 하는 것은 바로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입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테슬라가 끊임없이 '다르게 생각하며' 혁신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애플은 혁신을 바탕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습니다. 테슬라 역시 테슬라만의 생태계를 만들며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머니네버슬립 2,003건의 기사 전체보기
테슬라 분석①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