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5년간 3조 '빅배스'…효과는 언제쯤?
산업사양화·새먹거리 부진에 자산축소→ 영업익 증대 효과 미비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쇼핑이 수년간 3조원에 달하는 빅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처리)를 단행한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빅배스란 부실자산을 미리 털어내는 기법으로 단행한 해에는 당기순이익을 크게 떨어트리나 추후에는 기업의 영업이익 증대를 기대케 하는 재료로 꼽힌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경우 전개하는 사업의 사양화, 신사업의 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빅배스를 단행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이 최근 5년(2017년~2021년)간 단행한 빅배스 규모는 3조760억원에 달한다. 빅배스는 손상차손 반영으로 처리됐는데 주로 사용권자산(임대·리스)과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에 집중됐다. 백화점·마트·슈퍼 등 임대차계약을 맺은 점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웃돈을 얹어주고 산 자산 및 종속기업의 가치도 떨어졌다고 판단, 이들 자산의 장부가를 조정한 것이다.


빅배스는 롯데쇼핑이 5년 연속 순손실을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평균 6152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영업외비용에 산입된 까닭이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은 1조371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2019년에 816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으며 5595억원의 손상차손이 더해진 지난해 역시 28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빅배스 단행 이후에도 롯데쇼핑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단 점이다.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 상에는 영업외비용으로 산입되고 재무제표상 자산을 감소시킨다. 자산감소는 곧 감가상각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통상 빅배스를 단행한 회사의 영업이익은 차년도에 개선된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빅배스 공식'이 롯데쇼핑에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 2018년에 전년 대비 12.6% 증가한 59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9년 4280억원 ▲2020년 3460억원 ▲지난해 2160억원에 그치는 등 해마다 이익 규모가 줄고 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감가상각 절감 효과로 기존사업 및 종속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 결과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롯데온 등 롯데쇼핑이 전개 중인 사업은 지난해 모두 적자를 냈다. 부문별로 롯데온은 156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으며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도 각각 320억원, 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5%, 롯데하이마트는 29.6% 감소했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132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2018년부터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할 때마다 시장에선 추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증대되지 않겠냐는 시선을 보냈지만 대형마트의 사양화로 롯데마트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간 데다 신사업인 롯데온이 대규모 적자를 내게 되면서 빅배스 효과가 희석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롯데쇼핑 측은 잠재부실을 적극적으로 털어내고 있단 점에서 손상차손 반영이 추후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여러 대내외 악재가 겹친 까닭에 손익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당사는 잠재적 부실을 선제적으로 해소했단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빅배스가 장차 영업이익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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