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선구안]
NXC와 다르다…코빗 존재감 키우는 뒷배 역할 톡톡
① 코빗 2대주주로 긍정적인 사업 협력 기대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1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미운 오리 새끼'로 불렸던 SK하이닉스는 SK그룹이 추진한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10년 전 SK하이닉스는 2273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부실기업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뚝심있는 투자로 그룹 매출의 30%가량을 책임지는 효자 계열사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이었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 수장을 맡아 '제2 SK하이닉스 신화'를 노리고 있다. SK ICT 사업의 투자 역량을 한데 모은 SK스퀘어는 박 부회장의 지휘 아래 출범 3개월 만에 4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 7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SK스퀘어의 투자 선구안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코빗은 2013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다. 그동안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후발주자인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에 회원 수와 거래량을 추월당하며 위태로운 힘겨루기를 벌여왔다.


하지만 가상자산이 점차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또 다른 화폐 자산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코빗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코빗은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심사를 통과하고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입지를 새롭게 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의 첫 투자처로 낙점되면서 더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 SK스퀘어 투자 욕구 자극


코빗은 현재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과 함께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시대를 이끌고 있다. 거래 대금 기준으로 업비트가 약 8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다. 이어 빗썸, 코인원, 코빗 순으로 나머지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4위 코빗의 시장 점유율은 약 1%로 미비한 수준이다. 코빗은 가상자산 사업자 승인 이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쟁 거래소 대비 적은 수의 상장코인을 운영하는 탓에 회원 수와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올해 2월 기준 코빗에서 PC, 모바일 등을 활용해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코인)은 85종이다. 158종의 가산자산이 거래되는 업비트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빗은 자체적으로 상장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상장 및 폐지를 결정한다. 거래에 따른 수수료로 먹고사는 거래소 특성상 상장코인 수를 늘려 수익성 확대에 욕심을 낼 법도 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보수적인 상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가상자산 노출로 인한 투자 위험과 거래소 신뢰 하락을 우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이 역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판단이다. 이는 SK스퀘어가 코빗에 900억원의 거금을 투척한 이유이기도 하다. 엄격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검증된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한다는 믿음을 형성해 SK스퀘어의 투자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 소유와 경영 분리로 내실 다지기 


코빗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가상자산 거래소로 평가된다.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사인 NXC와 SK스퀘어가 코빗의 핵심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기업 운영은 오세진 대표가 맡고 있다. 


오 대표는 2019년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처음 코빗에 합류했고 2020년 '기업 정상화'라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며 대표직에 올랐다. 오 대표 취임 이후 코빗은 상장코인 수가 현재의 85종으로 확대되고 기존 20~30명에 불과했던 인력 규모가 80명대로 늘어나는 등 한층 달라진 면모를 보여왔다.


오 대표가 내실 다지기에 매진하는 사이 코빗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분할한 SK스퀘어가 코빗 지분 약 35%를 인수해 NXC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


코빗은 4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2곳의 대기업을 우군으로 두고 있다. 특히 모회사인 NXC는 지난 2017년 9월 코빗에 투자한 뒤 줄곧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왔다. 당시 김정주 NXC 회장이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코빗 지분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가 합류하면서 NXC 지분율은 48%로 낮아졌다. 하지만 NXC 종속 자회사인 심플캐피탈퓨처스가 보유한 지분 16%를 더하면 여전히 코빗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NXC가 자리하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로 군림한 지난 4년 동안 NXC는 코빗의 든든한 뒷배로 활약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중순부터 이른바 '크립토 윈터'로 불리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침체기를 벗어난 뒤에도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 관련 제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펼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 SK스퀘어 든든한 뒷배 기대


NXC와 달리 SK스퀘어는 코빗과 긍정적인 사업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시기적절하게 투자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평가다. 


SK스퀘어는 투자전문회사로서 순자산가치를 늘리기 위해 코빗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기존 미디어·콘텐츠 자회사들과 코빗의 서비스를 연계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코빗의 메타버스 가상자 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연동한다. 


이미 코빗은 NFT 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해 '빈센조' '마인' '호텔 델루나' 등 드라마 작품을 기반으로 NFT로 발행했다. 


SK스퀘어가 속한 'SK ICT' 연합과 NFT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코빗은 최근 갤럭시S22 사전개통을 기념해 SK텔레콤과 NFT 이벤트를 진행했다. SK텔레콤과 협업 중인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 IP를 NFT로 발행한 것이다. 해당 NFT는 올 하반기 코빗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된다. 이 같은 NFT 제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코빗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빗 관계자는 "5G 가입자만 100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에서 코빗으로 이용자 유입이 발생할 경우 가상자산 거래량이 늘고 수익성도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빗의 성장은 투자사인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지속적인 협업 체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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