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물적분할 후유증…주총서 벼르는 소액주주들
23일 정기주총, 소액주주·국민연금 "기업가치 훼손, 신학철 대표 연임 반대"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6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 구미 양극재공장 조감도,(사진=LG화학 제공)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LG화학의 물적분할 후유증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반토막 난 주가에 소액주주들은 회사에 물적분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압박 중이며, 신학철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최고 105만원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80만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하락을 거듭해 현재는 49만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주가가 1년 사이 절반 넘게 하락했다.


LG화학 주주들은 2020년 말 배터리사업(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해 핵심 성장 동력을 잃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가 내놓은 자체사업 투자 계획에도 주가회복이 요원하자 물적분할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LG화학 제21기 정기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비판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최대 사업부였던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가 빠지며 회사가 쪼그라들었고, 분할 방식을 회사에 유리한 물적분할로 택해 주주이익을 침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지만, 배터리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책임론'이 거세다. 2020년 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 당시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에게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주가하락 책임론 화살이 향하고 있다.


신 부회장의 임기는 이달 만료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신 부회장이 물적분할을 결정해 회사 가치를 훼손했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신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LG화학의 대표이사로서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소액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물적분할을 추진했다"면서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했다. LG화학 지분 6.8%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신 부회장 연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온라인으로도 손쉽게 주주총회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LG화학의 소액주주 비중은 56.14%에 달해 높은 편에 속한다. 소액주주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주총회에 소액주주가 직접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전자투표 참여율도 높지 않다. 현재 알려진 소액주주의 전자투표 참여율은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LG(30.06%)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손에서 안건 승인이 결정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할 이후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사업비전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사업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한편, 신약개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신약과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 총 4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면서 "주가 부양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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