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연임 승부수]
KT '지주형 전환' 카드 만지작
② 구현모 대표 연임 가능성 높이는 묘수?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구현모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지주형 회사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 구 대표가 주도하는 디지코 역량을 강화하고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직접적인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워 중간지주회사를 활용하는 형태로 사업 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전략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묘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지주형 회사 전환' 관심


KT는 복잡한 사업 구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 회사는 본업인 유·무선통신 외에 본사 주력 사업군만 4~5개에 이른다. 관계 자회사도 48개에 달하는 방대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영업 비용이 발생하고, 의사 결정이 빠르지 못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KT는 비씨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를 두고 있어 직접적인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사 KT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2년 이내에 금융 자회사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구 대표도 이를 염두에 두고 지주회사가 아닌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는 관심 있다"고 밝혔다.


◆ 5대 핵심 사업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KT스튜디오지니 등 중간지주사를 활용한 지주형 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금융,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등 5대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구조를 개편해 수직 계열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사업군의 경우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지주형 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앞서 KT는 지난해 3월 유·무선 콘텐츠 사업 강화를 목표로 100%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필두로 스토리위즈, 케이티시즌, 지니뮤직, 미디어지니 등 미디어·콘텐츠 관련 계열사를 병렬적으로 배치하는 조직도를 완성했다. 


(출처=하나금융투자)

금융도 비씨카드에서 K뱅크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로 개편해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지난 1일에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분사해 KT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법적으로 지주회사 구조를 갖추지 않으면서 계열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미디어뿐 아니라 다른 핵심 사업군도 KT스튜디오지니와 같은 사령탑을 세워 수직 계열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임 승부수 띄우나


내년 주총까지 임기 1년을 남긴 구 대표는 아직까지 연임 여부를 놓고 말을 아끼고 있다.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디지코 전략이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구 대표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등 구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연임을 위한 승부수로 지주형 회사 전환을 꺼내 들었다고 평가한다. 구 대표가 언급한 지주형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가를 높이고 주주들의 표심을 사로잡아 연임에 도전한다는 반응이다. 구 대표 역시 "KT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됐다고 본다"며 "지주형으로 전환이 되면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지주형 회사 전환도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됐을 뿐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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