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4년째 발목 잡는 영업권 손상 왜?
작년까지 4126억원 차손...영업권 보존 위해 체험형 매장 탈바꿈 꾀해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2일 16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4년째 영업권 손상차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 및 온라인몰 강세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증권가는 비우호적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총자산 대비 영업권 가액이 막대한 만큼 올해도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영업권은 2007년 말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당시 영업권 가액은 1조7348억원으로 총 인수가액(1조9500억원)의 88.9% 수준에 달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인수 직후인 2008년과 2009년 514억원에 달하는 영업권을 상각했다. 당시 회계기준(K-GAAP)에 영업권을 20년 간 감가상각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매년 영업권을 상각할 필요가 없었기에 유진그룹은 2010년 이를 조기 도입, 추가적인 손상 없이 1조6833억원의 영업권 가액을 유지했다. 


해당 영업권 가액은 2012년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까지도 지속됐다. 당시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지분 65.2%를 1조2480억원에 인수했지만 높은 영업권 가액을 개의치 않았다. 하이마트의 시장성 및 성장성, 마트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했을 때 영업권 가액이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당시 영업권 가액을 문제 삼지 않은 것은 하이마트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성장성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롯데쇼핑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과 시너지도 낼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회사 가치를 고려해 인수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진그룹 산하 시절이던 5년(2007년~2011년) 간 하이마트의 매출액은 연평균 24.3%(1조4252억원→3조4003억원), 영업이익은 35.1%(863억원→2540억원)씩 늘어났다. 아울러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하이마트의 당시 시장점유율이 35%에 달했다.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는 2017년까지만 해도 성공적인 딜(Deal)로 평가받았다. 인수 당시 예상했던 대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롯데하이마트는 2018년 매출 4조1126억원을 올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광고선전비 등 고정비 부담 확대로 1865억원을 올려 같은 기간 10.1% 감소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영업권에 524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후에도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이 회사의 연평균 매출 2%(4조1127억원→3조8697억원)씩 줄었고, 영업이익 16.9%(1865억원→1068억원)씩 감소했다. 이로 인해 롯데하이마트는 2019년 1554억원, 2020년 700억원, 작년 1348억원 등 4년(2018~2021년) 4216억원의 영업권 손상을 인식했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2018년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미래 영업권 가치와 당시 장부가액의 차이가 생겨 손상을 인식한 것"이라며 "이후에 발생한 차손 역시 실적과 온라인 채널 강세 등의 외부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영업권 손상차손이 향후에도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단 점이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영업권 손상차손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남은 영업권 가액과 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올해도 차손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도 "영업권 차손 발생 여부보다는 손상 금액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회사의 영업 실적에 따라 차손의 규모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증권가는 롯데하이마트의 영업권이 여전히 총자산 대비 높은 수준이고, 마진율이 높은 대형가전 판매 감소세로 인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올해도 손상차손을 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하이마트도 2020년부터 영업권 방어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로 탈바꿈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영업 실적 개선을 위해 비효율 점포를 효율화하고 고객 체험 매장인 메가스토어를 10여개 새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영업권 차손에 대해서는 "아직 올해 손상차손에 대해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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