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의지'가 가른 이마트와 홈플의 차이
정용진, 경쟁력 강화 외칠 때 MBK는 부동산 매각에 관심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7일 17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대형마트업계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간 오프라인 점포 평균 매출이 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사업을 바라보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MBK파트너스 간 시각차가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 중이다. 정 부회장이 사업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시설투자에 나서는 사이 MBK는 홈플러스의 자산 매각에 집중, 사업재편 시기를 놓쳤다는 이유에서다.


홈플러스는 이승한 전 회장이 이끌던 2010년대 초반까진 이마트를 턱밑까지 쫒아가는 모습을 보이며 확고한 2위 사업자였다. 당시 홈플러스의 점포당 매출은 이마트의 90%까지 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하지만 10년 새 두 회사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대형마트산업의 사양화 속에서도 이마트는 어느 정도 수익성을 지킨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속절 없이 무너진 까닭이다. 지난해 실적만 봐도 이마트 대형마트부문(이마트+트레이더스)의 매출은 15조2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점포 수로 나눈 점포당 평균 매출은 96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홈플러스의 회계연도(FY) 2020/2021년(2020년 3월~2021년 2월) 대형마트부문 평균 매출은 475억원으로 이마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2020년 점포 구조조정 효과를 본 업계 3위 롯데마트(501억원)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이 같은 차이는 소유주의 그간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차입인수(LBO) 방식으로 7조2000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던 홈플러스를 사들였다. 당시 홈플러스는 새 주인인 MBK가 점포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MBK는 차입해소 등을 이유로 전국 각지에 소재한 자가점포를 매각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규제·이커머스 대두로 홈플러스의 경쟁력은 해마다 줄어들었으며 FY 2021/2022년 들어서는 3분기 누적기준 8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마트 역시 본사 점포 등 여러 매장을 매각해 다량의 현금을 마련했다. 다만 해당 자금 대부분을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 등을 위한 재원으로 지출했단 점에서 홈플러스와 결이 다르다. 또한 이마트는 홈플러스와 달리 대형마트산업의 사양화를 투자로 해쳐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정용진 부회장이 되려 점포 투자에 막대한 돈을 쓰면서 수익 하락폭을 최소화 하는 효과를 낸 셈이다. 그 결과 이마트는 타 사업자와 달리 연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659억원을 기록, 업계서 유일하게 천억원대 흑자를 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는 이커머스의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그로서리 식품분야를 강화하고 트레이더스를 확고한 사업군으로 자리 잡게 했다"며 "이러한 오프라인사업 다각화에 성공이 대형마트가 위기에 빠진 현재에도 나름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의 경우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이마트를 위협하는 유력 경쟁사로 평가 받았지만 현재는 점유율 회복을 못할 정도로 위상이 떨어졌다"며 "현재 회사가 강조하는 오프라인 점포투자, 온라인 확대 시점도 타 사업자 대비 늦었던 터라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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