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뱅크 주가의 의미
대출 주도권·플랫폼 차별성 놓치면서 '결국 은행'…후발주자에도 마이너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2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반짝 오른 은행주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시장의 외면을 겪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위인 KB금융을 제치면서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이제 신한지주에게도 2위 자리를 빼앗겼다. 시총은 기업공개(IPO) 직후 45조원에서 2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상장 당시 고평가에 대한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출처: 네이버증권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주의 주가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연일 하락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으로써의 수혜보다는 부담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타 은행은 수혜주로 꼽히며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고평가 논란으로 외국인보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은행의 가장 큰 수익은 대출에서 나오는데, 비대면 플랫폼으로 기존은행과의 차별성을 얼마나 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이나 정부의 규제 대상이라는 점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 인가를 받은 만큼 중금리대출을 강제로 3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하고, 가계대출 규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신용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플랫폼 비즈니스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대면 외에는 강점이 부족하고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약한 모습이다. 특히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강화 전략을 통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동일 기업 집단 내 카카오페이가 있어 신규사업 진출에도 제약이 있다. 해외송금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은행서비스 혁신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적이고 핵심적인 성장동력이 되기는 무리가 따른다.


사업은 물론 경영진의 행보도 주주의 이탈에 불을 지켰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는 행보를 보인 반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해말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해 현금화하면서 논란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의미하는 건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이다.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쟁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결국 은행'이라는 평가는 IPO를 앞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게도 위협이다. 카카오뱅크는 과연 저신용자대출, 온라인주택담보대출, 소호대출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인터넷은행 선두주자 카카오뱅크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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