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콘텐츠 사용료 2차 전쟁 벌일까
지난해 IPTV와 콘텐츠 사용료 두고 날선 공방…올해 하반기 재발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4일 14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콘텐츠 왕국'을 꿈꾸는 CJ ENM이 인터넷TV(IPTV) 등 망 사업자들과 콘텐츠 사용료(수수료) 2차 전쟁을 벌일지 주목된다. IPTV는 CJ ENM 커머스사업부문(구 CJ오쇼핑, CJ온스타일)과도 홈쇼핑 송출수수료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는 만큼, 추후 이해관계에 따른 얽히고설킨 진흙탕 싸움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CJ ENM 관계자는 "우선 2023년 분에 대한 선계약이 강제된다면 올해 하반기 IPTV 업체들과 콘텐츠 수수료 관련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사용료 협상의 경우 인상률 등 세부적인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초반 마찰이 있었음에도 양측 모두 원만하게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현재 CJ ENM은 해당 협상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이해관계자들간 '방송채널대가산정제도개선라운드테이블'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용료 산정의 기준을 세우는 사전작업으로 라운드테이블 결과에 따라 사용료 책정도 상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업계는 이르면 올 하반기 진행될 사용료 협상관련 IPTV와 CJ ENM간 갈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료 규모에 따라 회사에 끼치는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CJ ENM은 일찍이 IPTV와 사용료 관련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배경이다.


CJ ENM은 지난해 IPTV 업체들과 사용료 관련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당시 CJ ENM은 사용료 25% 인상을 요구했고 IPTV 업체들은 부당한 인상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형 콘텐츠 사업자의 갑질이란 해석도 나왔다. 실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3대 IPTV 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 IPTV방송협회는 사실상 CJ ENM을 겨냥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측은 성명서에서 "전년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인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했다"며 "유료방송시장 재원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으름장은 물론, 자사 OTT 사업 대비 불합리한 공급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CJ ENM도 가만있지 않았다. CJ ENM은 "IPTV 3사는 고객에게 받은 채널 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 중 불과 16.7%만을 콘텐츠 공급자인 PP에게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음악, 영화, 웹툰 등 다른 콘텐츠 플랫폼이 고객들이 낸 콘텐츠 이용료의 50~70%를 콘텐츠 공급자에게 배분하는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다"고 반박했다.


특히 "'비상식적 수준'의 콘텐츠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도 자가당착"이라며 "같은 논리라면 IPTV사들이 최근 5년간 홈쇼핑 채널에서 받는 송출수수료를 연평균 39.3%씩 올린 것은 상식적이냐"고 날을 세웠다. IPTV와 자사 커머스사업부문과의 송출수수료 협상 문제도 같이 비판한 셈이다.


CJ ENM은 이어 "콘텐츠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K콘텐츠 생태계가 상생하려면 사업 발전을 가로막는 IPTV 업계의 불합리한 가격 후려치기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한국IPTV방송협회는 CJ ENM에 '불공정, 불합리, 비상식'을 거론했는데 수십년간 콘텐츠 업계를 왜소하게 만들고 '선공급 후계약'이라는 후진적인 관행을 강요한 것은 누구인지 되묻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의 우려도 크다. 지난해 다행히 합의를 봤다지만 2차 사용료 전쟁 발발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이 작년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역대급 공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쉽사리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것으로 보였던 양측은 다행히 기적적으로 원만하게 합의를 봤다.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텐츠 공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없었다"며 "다만 커머스사업부문의 송출수수료 문제가 여전히 얽혀있고 본질적인 입장차를 좁히진 않은 상태다 보니 또다시 이같은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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