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뱅킹 1위' 하이픈, 첫 펀딩에 650억 뭉칫돈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380억 납입···이달 260억 안팎 추가 조달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펌뱅킹(기업전용 금융망) 점유율 1위 업체 하이픈코퍼레이션(이하 하이픈)이 첫 펀딩부터 600억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수혈한다.


펌뱅킹은 기업과 금융사가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다. 보안이 생명인 작업인 만큼 두 기관을 잇는 전용회선을 사용한다. 하이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860개의 펌뱅킹 전용회선을 보유, 70%에 육박하는 기업뱅킹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선두주자로 꼽힌다.


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이픈은 최근 시리즈A 라운드를 열고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하고 있다. 총 모집금액은 650억원 규모로 FI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납입이 이뤄진 건 380억원 상당이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이 가장 많은 200억원을 납입했고, HB인베스트먼트(70억원),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50억원), 시그나이트파트너스(30억원), 산은캐피탈(30억원) 등이 나머지 자금을 댔다.


최종 투자 유치금액은 65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KB인베스트먼트(100억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30억원), 홈앤쇼핑(30억원) 등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나우IB캐피탈이 30억~5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앞서 투자금을 납입한 HB인베스트가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70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라운드에서 하이픈의 투자 후 기업가치(Post-money valuation)는 3500억~4000억원이 거론된다. 이미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는데다, C레벨(Chief) 경영진의 우수한 역량이 몸값 책정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픈은 종합 지급결제회사 케이에스넷에서 인적분할한 회사다. 금융 밴(VAN) 사업부를 통째로 떼어내 독립했다. 그동안 결제 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시장을 선점하겠단 취지에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API를 비롯한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2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FI들은 하이픈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시장 내 입지를 높이 평가했다. 앞서 케이에스넷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대거 포진해있고, 신규 진입장벽이 높은 펌뱅킹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일찍이 투자금을 납입한 FI들의 믿음은 더욱 굳건하다. 320억원을 합작한 스톤브릿지, HB인베스트, 코리아오메가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투자사는 케이에스넷 모기업인 '페이레터'에 투자했던 곳들이다. 지난 2019년 스톤브릿지-페이레터 컨소시엄이 케이에스넷을 인수한 뒤부터 하이픈 경영진의 역량을 눈여겨보고 이번 투자까지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FI로 나선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하이픈은 신규 진입장벽이 높은 국내 펌뱅킹 시장에서 과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공고한 입지를 다진 회사"라며 "꾸준히 매출을 키워가고 있는 펌뱅킹 부문과 이번 펀딩을 통해 진출할 신규 사업이 합쳐지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이픈은 이번에 조달한 실탄을 기업 인수합병(M&A) 자금과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핀테크(금융기술기업), 데이터 수집 원천기술(스크래핑) 관련 기업들을 M&A 대상 목록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픈의 상장 전 투자금 조달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FI 측의 설명이다. 회사가 계획 중인 기업공개(IPO) 시점은 202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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