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급랭'…이자 부담에 장기CP로 선회
기업들, 금리 인상기 잇단 연기…회사채 발행, 전년대비 '반토막'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2일 15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백승룡 기자] 통상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몰리는 2분기에 접어들었지만, 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급을 제외하면 회사채 발행량은 오히려 3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을 가속화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어서다. 이자부담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자금조달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코스콤 등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ABS 제외) 규모는 8조5400억원으로 전월(7조817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기간(15조7640억원)과 비교하면 46% 가량 감소한 규모로,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별 회사채 발행액을 살펴보면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급 회사채 발행액은 한 달 사이 2조910억원에서 4조13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A급 회사채 발행액은 1조2090억원에서 7580억원으로 같은기간 37% 가량 감소했다. BBB급은 1580억원에서 1220억원으로, BB이하 급은 75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모두 발행액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이유는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크게 뛰고 있어서다. 3년 만기 신용등급 AA-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이날 기준 3.72%로 지난해 5월(1.893%)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136%에서 3.093%로 치솟은 상태다. BBB- 등급의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같은 날 9.571%로 10% 선을 향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회사채 시장은 3월에 사업보고서 시즌으로 회사채 발행이 줄었다가 4~5월에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었다"면서 "올해는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던 기업들도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연달아 철회하는 등 회사채 시장에 겨울이 닥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만 두산중공업, 한화, 한화솔루션, SK머티리얼즈 등이 회사채 발행을 보류하거나 연기했다. 회사채 발행을 강행한 기업들 중에서는 미매각 사례도 속출했다. 지난달 900억원 모집에 나선 NS쇼핑(A0)은 투자수요가 200억원에 그친 데 이어 삼척블루파워(AA-/A+ 등급스플릿)는 1800억원을 모집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받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회사채 발행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은 기업어음(CP) 등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CP는 공모채 시장에서 입지가 약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여겨져 선호되지 않았지만, 최근 장기CP 조달금리가 공모채보다 낮아지면서 발행량이 크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롯데지주·롯데하이마트·롯데알미늄·롯데렌탈·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롯데그룹이 줄줄이 CP 발행에 나선 데 이어 NS쇼핑, 삼성중공업, DL건설 등이 동참하면서 만기 1년 이상 장기CP 발행량도 74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장기CP 발행액은 총 1조2250억원 수준이었다. 연간 발행액의 60%에 달하는 자금이 지난 한 달 사이 발행된 것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AA급 우량채 정도만 시장에서 소화되는 상황으로, AA급 발행사 입장에서도 예년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아져 꼭 필요한 자금 아니면 회사채를 발행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A급 이하 기업들은 CP 발행이나 은행 대출 등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면서 "당분간 만기가 다가오는 차입금에 대해서는 차환 대신 상환을 택하는 기조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코스콤·금융투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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