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기대감' 두산에너빌리티, 공모채 '뭉칫돈'
3년8개월만에 복귀, 1020억원 몰려…회사채시장 위축 속 BBB급 흥행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17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상풍력발전기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3년8개월 만에 회사재 시장에 복귀한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102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난 데다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두산에너빌리티가 400억원 규모 회사채(2년물)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2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렸다. 희망 금리밴드를 4.5%~5.5%로 제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4.89%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조달 규모를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800억원으로 증액했을 경우 금리는 5.1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사우디 주단조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210억원, 김포열병합 복합화력(GT) 건설 프로젝트에 590억원을 쓸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만기구조도 짧은 편이고 모집금액 자체도 크지 않았지만, 회사채 시장 위축 속에서 BBB급으로 선방했다"며 "두산에너빌리티가 재무구조 및 실적 개선을 토대로 공모 시장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직전 해까지 매년 2000억원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두산에너빌리티는 ▲2018년 1846억원 ▲2019년 877억원 ▲2020년 4731억원 적자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공모 시장을 찾지 못했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유상증자 참여 등 계열지원에 나서면서 손익구조·재무구조가 저하됐다. 여기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주요 사업기반인 원자력 발전 공장 가동률 및 신규 수주도 급감했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체제까지 거쳤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 흑자(1353억원) 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사이 BBB+에서 BBB-로 연달아 강등됐던 신용등급도 올해 BBB로 한 단계 올라섰다.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까지 수주잔고 감소로 매출 역성장세를 보였던 두산에너빌리티는 구조조정을 통해 2018년 이전의 영업수익성을 일정 부분 회복했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잇단 유상증자로 재무부담도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230.2%에서 올해 1분기 98.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43.4%에서 24.1%로 줄었다. 국내외 원전 산업에 대한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새 정부 들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 우호적으로 전환됐다"며 "최근 글로벌 에너지 변동성 확대에 따라 각국의 원자력 발전 수요가 증가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수주기반인 원자력 발전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