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1兆 클럽]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 '대형화·ESG' 두 토끼 잡는다
⑤ 5년 내 AUM 2조 달성 겨냥···"대체투자 기획력 1위 VC 될 것"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제2벤처붐 열기를 타고 고속 성장했다. 특히 약정총액 1000억원이 넘는 대형 벤처펀드가 쏟아지며 역대 가장 많은 9조2171억원의 신규 투자재원이 마련됐다. 새로 결성된 벤처펀드 개수도 404개로 직전 년도(206개)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일선 벤처캐피탈들의 운용자산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올해 안에 10곳 이상의 운용사가 벤처운용자산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팍스넷뉴스는 '벤처펀드 1조 시대'를 연 국내 벤처캐피탈의 발자취와 향후 계획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펀드 대형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 국내외 빅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펀드 규모를 한층 키우고, ESG를 비롯해 지속가능한 투자 영역에서 영향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23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는 올 1분기 기준 총 30개의 벤처펀드를 운용 중이다. 사모투자펀드(PEF)를 제외하고 벤처펀드만으로 약 1조1176억원을 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스마일게이트뉴딜펀드(약정총액 1109억원)'를 결성하며 벤처운용자산 '1조 클럽' 대열에 합류한 이후 덩치를 계속 불리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는 앞으로 약정총액 1000억원이 넘는 대형 벤처펀드를 꾸준히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5년 내 운용자산(AUM) 2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 VC 삼킨 피투자기업, 운용자산 8배 확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의 전신은 1999년 문을 연 MVP창업투자다. MVP창투는 2007년 스마일게이트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25억원을 투자해 1년 만에 멀티플(배수) 3배 수준의 자금을 회수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한 덕분이다.


두 회사의 동행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스마일게이트는 2010년 MVP창업투자가 결성한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했고, 이듬해인 2011년엔 MVP창업투자를 통째로 인수했다.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았던 피투자기업이 성장해 투자사를 사들인 셈이다. 2014년엔 현재 사명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 상호를 바꾸고 운용자산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성장세는 가팔랐다. 인수합병 당시 1500억원 수준이던 운용자산 규모는 어느덧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10년 만에 8배 성장을 이뤘다. 2007년부터 15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는 남기문 대표체제 아래 투자재원을 안정적으로 불려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20년 넘는 기간 동안 600여개 기업에 투자한 경험과 노하우가 LP들에게 신뢰를 준 것 같다"며 "사후관리 단계에서 스마일게이트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 레퍼런스 형성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 투자 부문 가리지 않는 선구안이 강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는 다양한 투자처에서 준수한 회수실적을 거둬 왔다.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환경,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탁월한 선구안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초기 성장 밑거름이 된 포트폴리오는 통신계측장비 업체 '이노와이어리스'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 '메디포스트'다. 이노와이어리스에는 10억원을 투자해 130억원을, 메디포스트에는 5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회수했다. 멀티플로 따지면 각각 13배, 20배 수준이다.


부문별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회수 사례도 많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데브시스터즈(20억원 투자→500억원 회수)'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사 '카페24(310억원→976억원)' ▲전기화학식 센서 제조사 '센코(15억원→103억원)' ▲일반폐기물 최종처리업체 '보림씨에스(180억원→3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멀티플 기준 25배 수익을 낸 데브시스터즈가 단연 돋보인다.


이밖에 동구바이오제약, 수젠텍, 알테오젠, 코아스템, 파멥신 등 바이오 투자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들 기업 모두 멀티플 6배 이상 수익을 거뒀다.


◆ 대체투자 기획 선도하는 '디자인하우스'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의 다음 목표는 '대체투자 기획력 1위 벤처캐피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ESG 등 지속 가능한 부문에서의 투자를 확대하고, 그룹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그룹사 창업보육재단인 '오렌지플래닛'과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창업 초기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부터 지속적인 후행투자(팔로우온)까지 피투자기업의 성장 전(全)주기를 모두 아우르는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심사역들의 전문성 강화와 현장 중시 문화를 만드는 데도 힘 쓸 계획이다. 담당 심사역을 피투자기업 현장에 파견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브이씨온사이트(VC on-site)' 프로그램을 확대해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투자한 '뷰노', '엔비티(NBT)', 서울스토어 등이 이 프로그램을 실제 적용한 사례다.


남기문 대표는 "피투자업체 출자자 등 파트너들이 원하는 바를 기획·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체투자 영역에서 '디자인 하우스'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외 빅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형 펀드를 꾸준히 결성하는 한편 ESG 등의 투자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투자 받고 싶은 벤처캐피탈,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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