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암운 짙어지는 국내 OTT산업, 내실 다져야 할 때
외형 확장보다 작품성 있는 'K-콘텐츠' 제작에 힘써야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08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임성지 기자] 국내 OTT산업은 본격적인 단계적 일상회복(With Corona)이 시작되면서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OTT)는 10대는 물론 70세 이상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가 이용하는 주요 미디어가 되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자료에 따르면 OTT 이용률(응답자기준)은 2019년 41.0%, 2020년 72.2%, 2021년 81.7%로 2019년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급격한 이용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OTT서비스의 유료 이용률도 2017년 5.6%에서 2021년 50.1%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고 보인다.


OTT 서비스 이용자는 20~30대의 비중이 크다. 특히 2개 이상 서비스의 유료 이용자는 20대(42.2%)가 압도적이다. 코로나19 이전 대중문화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2030세대가 OTT 서비스 주요 이용자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자 수 증가는 OTT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됐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1한류백서'에 따르면 2020년 약 9935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산업이 2025년 1조9104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OTT 산업 성장에는 K-콘텐츠도 역할을 했다. K-콘텐츠는 한류를 기반한 K팝,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말하며 최근에는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성공을 포함해 다양한 K-콘텐츠가 OTT를 통해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전통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 한국형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도 한몫했다. 


이처럼 순풍을 유지할 것으로 보였던 OTT산업에 점차 암운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사람들이 그동안 즐기지 못한 문화생활을 다시 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OTT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약 1455만명으로 매출액은 약 150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438만명, 약 411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작년에 비해 관객 수는 약 3.3배 증가했고, 매출액도 약 3.7배 증가했다. 국내외 기대작 개봉의 영향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단계적 일상회복 초기였던 4월 312만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과 비교해도 갑작스런 수요 급증은 일상회복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OTT 사용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점유율 1위 OTT인 넷플릭스의 사용자는 지난 1월 1241만명에서 4월 기준 1153명으로 약 7% 감소했고, 웨이브도 1월 492만명에서 433만명으로 약 11.9% 감소했다. 티빙(418만명→386만명), 왓챠(129만명→112만명), 시즌(176만명→144만명), 쿠팡플레이(367만명→302만명) 등 다른 OTT도 일제히 사용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 둔화에 따라 국내 OTT기업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국내 OTT기업은 파라마운트, HBO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업무제휴, 글로벌 시장 확대 등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으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네이버, 카카오, 케이티 등 대기업이 미디어·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일각에서는 OTT 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K-콘텐츠' 산업에 거품이 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지속적인 사용자 감소와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일상회복으로 국내 OTT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작품성과 오락성을 지닌 K-콘텐츠가 제작된다면 위기는 극복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던 시대가 아닌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이나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잘 만든 K-콘텐츠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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