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M&A 본색
구본준, 양재동에 자주 가는 이유
③차량용 반도체 부문 M&A로 그룹 성장동력 마련 준비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3일 17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유리공업 인수에 이어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영역 확장을 위해 매크나칩반도체 인수전에도 본격 참전하며 적극적인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LX그룹의 활발한 인수합병 추진은 계열분리한 LG그룹 의존도를 낮춰 독자경영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팍스넷뉴스는 LX그룹의 공격적인 M&A 배경과 함께 이를 통한 사업재편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반도체. 사진제공/Unsplash (Photo by Vishnu Mohanan)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LX그룹이 LX세미콘을 필두로 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메그나칩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을 이루는 동시에 향후 반도체를 그룹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기 위한 포석 마련에 나섰다.


LX그룹 계열사이자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은 지난달 매그나칩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매그나칩의 매각 가격은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 가량이다. LX그룹은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 칼라일그룹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구 회장 반도체 꿈 이루고… 편중된 매출구조 개선 발판


매그나칩 인수 주체로 LX세미콘이 나서게 된 배경에는 구 회장의 반도체 사업 의지가 담겨 있다. 구 회장은 1990년대 LG반도체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있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정부 주도의 '빅딜 정책'으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매각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던 구 회장은 현재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별도의 집무실을 두고 매주 방문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LX세미콘의 몸집을 키워 반도체를 그룹 주력 사업으로 내세울 준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매그나칩 인수는 LX세미콘의 편중된 매출구조 개선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LX세미콘의 주력 제품은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에 필요한 디스플레이구동칩(DDI)으로, 전체 매출 중 8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LX세미콘 연도별 제품 매출 비중. 표/팍스넷뉴스

반면 매그나칩은 DDI는 물론 차량용 전력반도체, 전력관리칩(PMIC)을 주력으로 설계·생산하며, 디스플레이 부문과 전력반도체 부문이 전체 매출 중 각각 절반씩 차지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매그나칩은 최근 전력반도체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라 인수에 성공할 경우 LX세미콘은 공통 분야인 DDI 사업 강화와 동시에 전력반도체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해 매출 구조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차량용 반도체 향하는 M&A 포트폴리오


매그나칩 인수에 성공한다면 LX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장 관련 기업 위주로 M&A를 진행해온데다 매그나칩은 올 하반기 차량용 전력반도체 양산에 들어가는 등 최근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진행된 M&A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LX그룹은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 컴포지트 머터리얼즈' 지분 30%를 인수했다. 방열기판은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해, 고전력 반도체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LG이노텍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특허 자산을 인수했다.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반도체보다 내구성과 안정성 면에서 뛰어나 전기차의 차세대 핵심부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LX그룹의 M&A 방향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 지분 취득으로 더욱 명확해졌다. LX그룹은 지난달 텔레칩스의 지분 10.93%를 267억원에 취득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LX그룹 측은 텔레칩스 지분 투자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텔레칩스는 차량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칩을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같은 M&A 포트폴리오에 따라 LX그룹이 매그나칩 인수까지 성공할 경우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매출은 지난해 500억달러(약 59조8000억원)에서 2025년 840억달러(약 100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LX그룹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으로 손을 뻗어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X그룹이 텔레칩스 지분 인수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로의 신성장 동력을 탑재했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문의 협업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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