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히트원더' 베스파의 흥망성쇠
권고사직 통보 뒤 김진수 "게임 운영 유지"…'킹스레이드' 단일 히트작 한계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6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진수 베스파 대표이사가 5일 '킹스레이드' 대표 카페에 올린 입장문. (출처=킹스레이드 공식 카페)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진수 베스파 대표이사가 경영난에 따른 권고사직 통보를 인정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대표 게임인 '킹스레이드' 등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용자들은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중견 개발사다. 그러나 한 게임에 매출을 지나치게 많이 의존한다는 약점 때문에 결국 경영 부진에 빠지게 됐다.


◆ 김진수 "경영난 어떻게든 돌파"


6일 베스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킹스레이드 공식 카페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다수의 가족과 안타까운 이별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베스파 직원 전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바 있다. 베스파 직원 수는 1분기 말 기준 148명이지만 그 뒤로 수가 계속 줄어 통보 당시에는 100여명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표는 현재 서비스 중인 킹스레이드와 '타임디펜더스' 서비스를 모두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준비하고 있던 킹스레이드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크로니클2' 업데이트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여러 쉬운 선택보다 어려울지라도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자 고심 끝에 이 경영난을 어떻게 해서든 돌파해 보고자 한다"며 "킹스레이드 크로니클2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더욱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계속 나아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다만 베스파 직원 상당수가 퇴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게임의 서비스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대표 역시 "업데이트나 CS 문의 처리 등 게임을 유지함에 있어 기존과 같은 만족도를 보여드리기는 어렵지만 서비스를 계속 잘 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킹스레이드 이용자 일부는 입장문 댓글을 통해 서비스 유지와 업데이트에 관련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비스 품질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 불만을 나타내는 반응도 있다. 


베스파의 대표 게임 '킹스레이드'. (출처=베스파)

◆ '킹스레이드'로 날개 펴다


베스파의 사례는 '원게임 리스크'와 깊게 연관돼 있다. 킹스레이드라는 게임 하나의 성공에 힘입어 코스닥 입성까지 성공했지만 그 뒤로 신작을 오랫동안 내놓지 못했다. 뒤늦게 발매된 신작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베스파의 실적 부진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베스파는 2013년 김 대표를 비롯한 넥슨과 게임하이 출신 개발자들이 세운 모바일 게임사다. 설립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하는 등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그 기대는 2017년 2월 출시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킹스레이드가 흥행하면서 현실이 됐다.


킹스레이드는 국내에서 출시 2주 만에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일본과 대만, 동남아 지역에서도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베스파는 2018년 12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당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캐주얼 워게임 장르를 준비 중이다"며 "킹스레이드 IP 기반 액션 RPG 콘솔게임도 2022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스파가 지난해 일본에 내놓은 게임 '타임디펜더스'. (출처=베스파)

◆ 신작 지연에 발목 잡혀


그러나 베스파는 상장 이후 3년 동안 신작을 내지 못했다. 그동안 킹스레이드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8년 1244억원이었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1005억원, 2020년 683억원, 2021년 45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수지는 2019년부터 적자였다.


베스파는 지난해를 반등의 기회로 삼았다. 신작 6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고 3월에는 게임업계 연봉 인상 행렬에 동참해 전 직원의 연봉을 1200만원씩 인상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일본에 신작 '타임디펜더스'를 내놓으면서 권토중래를 노렸다.


그러나 타임디펜더스가 일본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베스파의 앞날도 더욱 어두워졌다. 이사회 의장이었던 김 대표가 지난해 10월 대표로 복귀해 경영 전면에 나섰고 자회사 봄버스 매각 등을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결국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올해 2월 베스파에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이유로 주권거래매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베스파가 지난해 자기자본 457억원보다 많은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 544억원을 기록했고 자본전액잠식 상태에도 빠졌다는 점을 상장폐지 사유로 들었다.


베스파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2023년 4월 10일까지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추진할 시간을 얻게 됐다. 그 뒤 베스파는 4월 타임디펜더스를 국내에 내놓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가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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