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투자 포트폴리오]
새 주인 찾는 롯데카드, 3조 몸값 인정받을까?
시장서는 오버밸류 평가...금리상승·DSR 3단계 조치도 악재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0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롯데카드 광화문 사옥 /롯데카드 제공


[딜사이트 문지민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매각 가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조원대 가격이 거론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오버 밸류에이션(과대평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꾸준히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으나,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 희망 가격을 다 받아내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카드 지분 59.83% 및 경영권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5월 약 1조원을 들여 롯데카드 지분 59.83%를 인수했다. 우리은행이 약 4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제공하며 20%의 지분을 확보했고, 롯데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시너지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지분 20%를 남겼다. 당시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후 괄목할만한 실적 성장을 이뤄낸 만큼 이번 매각에서 희망하는 가격은 3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 후 상품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등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 결과,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3년간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258억원으로 2019년(714억원) 보다 3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98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816억원에서 2020년 1155억원, 2021년 2859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3.5배 확대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규모 또한 17조5006억원 수준으로 2019년 말(13조3237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감안하면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밸류에이션을 3조원대로 평가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인수한 후 체질개선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당연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싶을 것"이라며 "원매자와 협상을 통해 가격은 낮아질 수 있지만 보통 처음에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만큼 3조원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MBK파트너스 인수 후 롯데카드 주요 실적

그러나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카드의 자본금 수준을 고려하면 3조원대 밸류에이션이 과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인수 당시 롯데카드 밸류에이션은 2조1000억원대의 자본총계 대비 0.7~0.8배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이를 현재 자본금에 적용하면 2조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올 1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자본총계는 2조716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적용하면 밸류에이션은 1조9013억~2조1729억원으로 평가된다.


또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경우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3배 수준이다. 이 수치를 롯데카드에 적용하면 밸류에이션은 1조원 초반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롯데카드 밸류에이션이 3조원대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자본총계 대비 1.1배 이상의 멀티플(배수)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카드론이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면서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줄고 있다"며 "카드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보통 카드채를 발행하는데 금리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롯데카드 매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2조원의 가치도 평가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력 인수 후보로는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매각 시 우선검토권'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과 BC카드의 최대주주인 KT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들 모두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선검토권은 단지 매각 시 인수 의사를 확인하는 수준의 권리로 큰 영향력이 없다"며 "우리은행은 카드사보다 증권사 인수를 더 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제안서가 와서 검토는 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최근에는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관심도 내부에서 크게 줄어든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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