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자진상폐 논란…현실화 가능성은?
지분 매입 시 최소 7000억 필요…상폐 시 투자금 회수 시점도 불투명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1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젤 본사 전경. /사진=휴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싱가포르 바이오투자 기업 C브릿지캐피털(CBC)이 휴젤의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는 "CBC그룹이 휴젤의 상장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CBC가 홍콩에서의 휴젤 재상장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CBC는 휴젤의 최대주주인 아프로디테홀딩스의 공동 최대주주(지분율 42.105%) 중 하나다. 아프로디테홀딩스는 GS그룹과 CBC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인베스트먼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아프로디테홀딩스의 또 다른 최대주주는 다이원(42.105%)으로 GS그룹과 IMM인베스트먼트가 휴젤 인수를 위해 설립했다. GS그룹이 다이원의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다.


휴젤 역시 해당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해명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로부터 '당사의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는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히려 "CBC그룹이 자진 상폐를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분위기다. 이미 휴젤 지분을 사들이는데 사용한 금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추가 비용을 들여 자진상폐를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지 않아서다.


한국거래소는 '자진 상폐를 위해서는 증권의 발행인 또는 유동성 공급자가 해당 증권을 전부 보유하고 있거나, 상장 기간이 1년을 경과한 경우 발행인 또는 유동성 공급자가 해당 증권 총수의 95%를 확보하고 있어야만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아프로디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휴젤 지분은 535만5651주(43.24%)로, 상장폐지 요건인 95%를 맞추기 위해서는 641만99주(51.76%)를 더 사들여야 한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7852억원이라는 추가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자진 상폐를 추진할 경우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비용으로만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CBC, GS그룹 등이 아프로디테홀딩스를 통해 휴젤 경영권을 인수할 때 지출한 금액만 1조5587억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1조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들여서까지 자진 상폐할 이유가 없다. 상폐 이후 현금배당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의 재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는 못하겠다"면서도 "미국 나스닥도 아니고 굳이 홍콩에서 재상장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려고 하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진상폐는) CBC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또 다른 최대주주인 GS그룹과의 논의가 이뤄진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단순히 경제논리로 따져봐도 1조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내는 것보다 유럽, 미국 시장 진출 후 몸값을 높여서 엑시트 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며 "자진 상폐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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