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OTT 떼고 콘텐츠에 집중
KT 미디어사업 KT스튜디오지니 중심 '유료방송'과 '콘텐츠'로 이동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과 '티빙'의 합병이 공식화되면서 KT 미디어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KT그룹이 약 2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티빙이라는 배에 탑승해 미디어·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회를 확보했다. 또한 유료방송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CJ ENM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시즌과 티빙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즌을 운영하던 케이티시즌은 소멸되고 합병법인인 티빙만 남는 형태다.


◆ 단번에 OTT 2강...넷플릭스 대항마로


이번 OTT 통합은 양 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우선 CJ ENM은 토종 OTT 왕좌를 놓고 경쟁하던 웨이브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OTT 사업자로 거듭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402만명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MAU가 90만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MAU 423만명을 기록한 웨이브와 격차도 크게 좁아졌다. 하지만 웨이브의 벽은 높았다. 티빙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웨이브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적이 없었다. 


번번이 웨이브의 뒤꽁무니만 쫓던 티빙은 이번에 MAU 156만명을 보유한 시즌과 합병하면서 처음으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꿰찼다. 단순 계산했을 때 합병법인의 MAU는 558만명에 이른다. MAU 1117만명으로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단번에 티빙의 이름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 미디어사업 계륵을 기회요소 


KT도 그동안 계륵으로 여겨졌던 OTT 시즌을 티빙과 합병을 통해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기회를 맞았다. 


'시즌'은 지난 2019년 11월 KT가 기존 모바일TV 서비스 '올레tv 모바일'의 이름을 바꿔 출시한 OTT다. 210여개 실시간 방송 채널과 최신 영화, TV 다시보기 등 약 30만편 이상의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 확보에 주력했다.


하지만 시즌은 기존 올레tv모바일과 유사한 요금 체계를 이어가는 등 OTT로 완벽한 전환에 실패하면서 인지도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전히 시즌을 모르는 이용자가 많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경쟁사 대비 뚜렷한 킬러콘텐츠도 발굴하지 못했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를 구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는 상황에서 킬러콘텐츠의 부재는 시즌 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로 시즌은 지난해 중순 200만명을 넘어섰던 MAU가 150만명대로 축소되며 쇠퇴 조짐을 보였다. 케이티시즌은 지난해 매출 209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MAU가 50만명가량 줄어든 만큼 올해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수세적인 상황에서 KT는 과감하게 적과의 동침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국내 OTT 시장의 2인자의 한축 역할과 함께 미디어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 유료방송과 콘텐츠에 집중


일각에서는 티빙·시즌 통합과 관련해 KT가 정공법 대신 우회로를 택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은 독자 생존보다 콘텐츠 업체간 연합을 맺고 세력을 키우는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룡조차 국내 시장 공략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티빙·시즌의 통합은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즌을 정리하는 KT는 부진했던 OTT 사업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유료방송 채널, 콘텐츠 제작 등 강점을 지닌 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채널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가능성을 타진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우영우를 비롯해 2023년까지 100개 이상의 원천 IP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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