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녹원씨엔아이, 해화 인수 덕 좀 볼까
5월 3차례 CB 발행, 276억원에 인수…내달 주권 거래재개 여부 결정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푸하(Phu HA)공업단지에 있는 해화비나 공장 전경. 해화 제공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주권 거래정지 중인 녹원씨엔아이가 적자 기조에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삼성전자의 카메라 모듈 광학식손떨림보정 엑추에이터(OIS Actuator)를 생산하는 해화를 인수했다. 해화의 실적이 올 하반기 녹원씨엔아이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합병(M&A)이 효자 노릇을 할지 주목된다.


녹원씨엔아이 관계자는 28일 "삼성전자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 해화의 영업 부문을 공유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녹원씨엔아이와 해화 모두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어 해외에서 영위하는 사업의 시너지가 가능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녹원씨엔아이는 지난 5월 22회부터 24회차까지 세 차례 CB를 발행했다. 해당 자금의 목적은 해화를 인수하기 위함이었다. 해화의 총 주식 수 9만5000주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276억원이었다. 기존 보유 현금 20억원에 CB로 조달한 금액 259억원을 동원해 해화를 품었다.


해화(諧和)는 '여럿이 서로 잘 어울림'의 뜻을 지닌 한자어다. 2017년 6월 설립돼 같은해 12월 공장을 준공한 이후 2018년 삼성전기의 1차 벤더 'UBIS(유비아이에스)'를 인수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2019년 삼성전기의 협력사로 등록돼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엑추에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6월 이성진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하며 OIS 보조(Sub)공정 시장을 석권했다.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해성옵틱스 등이 있다.


녹원씨엔아이는 기존에 삼성전자 프리미엄 휴대폰에 납품하는 잉크를 수입해 고객사의 요청에 맞게 조색(調色)해 공급하는 사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거래처 납품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으며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2019년 매출액 623억원, 영업이익 87억원에서 2020년에는 매출 192억원, 영업손실 21억원을 냈다. 이후 적자 폭은 더 커져 지난해 매출액은 154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녹원씨엔아이는 지난해 적자와 거래정지를 맞은 상황에서도 해화를 인수한 이유로 "OIS 기능을 탑재하는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모바일 OIS 채택 기기의 출하량은 2018년 약 6억대 수준에서 지난해 10억대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이처럼 OIS 기술을 탑재하는 기기가 많아질수록 해화의 실적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해화 측은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를 통해 연간 매출액은 1000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 이상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화는 지난해 매출액 약 814억원, 영업이익 약 18억원을 기록했다. 해화가 감사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대로 올해 실적을 기록할 경우, 매출 23%, 영업이익 344%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녹원씨엔아이는 전 대표의 횡령 사안으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뒤늦게 지적받아 지난 6월11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다. 이에 한국거래소에 개선이행내역서를 제출,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와 의결 후 내달 1일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녹원씨엔아이 관계자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적 사항 등 회계처리기준 위반과 관련한 시정 요구는 개선기간 동안 충분한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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