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어 'AAA' SK텔레콤도 10년물 꺼리는 이유
4개월 만에 공모채 발행, 만기구조 3년물·5년물 검토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8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내달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SK텔레콤이 10년물을 배제했다. 'AAA(안정적)'라는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2019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3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러한 SK텔레콤마저 10년물 발행을 주저할 정도로 현재 금융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방증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내달 3일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렌치(trenche)는 3년물 16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규모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는다. SK텔레콤이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은 올해 두번째로, 지난 4월 3500억원을 조달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SK텔레콤의 자금조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만기구조'다. SK텔레콤은 10년물 등 장기물을 배제하고 만기구조를 3년물과 5년물로 구성했다. 지난 4월 회사채 발행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은 3년물, 5년물, 10년물 등으로 만기구조를 분산시킨 바 있다. 불과 4개월여 사이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한미 기준금리 역전 등 금리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도 급속도로 위축된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AAA(안정적)'라는 최상위 신용등급을 앞세워 지난 2019년 7월 국내 기업 최초로 초장기물인 30년물 공모채 발행에 도전, 당시 30년물 200억원 모집 대비 6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금조달 전략은 조달시점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 시점에서 장기물의 금리 메리트 등을 고려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같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KT도 불과 몇 달 사이 장기물을 기피하게 된 것은 마찬가지다. 올해 1월과 6월 각각 2000억원씩 두 차례 공모채 발행에 나선 KT는 1월 발행 당시 ▲3년물(1200억원) ▲5년물(500억원) ▲10년물(300억원) 등으로 만기구조를 구성했지만, 6월 발행 때는 ▲3년물(1600억원) ▲5년물(400억원) 등으로 10년물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까지 10년물은 물론이고 15년물, 30년물까지 발행하던 AAA급 기업들이 10년물 발행을 꺼리는 것은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드러내는 한 단면과도 같다"면서 "현재와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장기물을 사고싶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0년 내외 장기물의 발행과 원활한 소화가 이뤄질 때쯤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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