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찾는 동양생명
RBC비율 200%대 붕괴
②업계 평균 209.4% 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은 다사다난한 10년을 보냈다. 2011년 보고펀드로 최대주주가 바뀐 후 2013년 동양그룹 해체로 계열분리를 겪었다.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으나 모기업의 부실로 중국정부가 위탁경영을 맡았다. 2020년에는 중국 공기업 다자보험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 동양생명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있다. 다자보험의 민영화 전후로 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올해 저우궈단 전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CFO)을 새 대표로 선임하며 자산관리와 매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동양생명의 최근 영업실적과 재무현황 등 주요 경영지표를 토대로 그간의 성과와 향후 매각 전망 등을 분석한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동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지며 업계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 평가액이 줄면서 RBC비율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191.4%를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29.3%포인트 하락하며 200% 밑으로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부채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계약자에게 지급할 돈이 마련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등의 대상이 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 RBC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보험업법 기준 100%와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50%보다 여전히 높지만 보험업계 평균인 209.4% 보다는 10%포인트 이상 낮다.



올 들어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 평가액이 줄면서 RBC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산의 상당량을 유가증권(채권·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동양생명 역시 RBC비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지만 3개월 만에 급감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보험사들의 건전성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어, 향후 RBC비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연 2~3%대인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더 큰 비용으로 조달을 하면서 역마진을 감수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동양생명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221.3%의 유동성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동성비율은 보험계약자의 보험금 및 제지급금 청구에 대한 보험회사의 지급능력을 판단하는데 이용되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양호하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의 지급여력 하락세를 막을 방안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보험사 RBC비율 하락 완충방안을 발표했다. 완충방안의 골자는 RBC비율 산출 시 LAT(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순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산출기준 변경내용 반영 시 보험사 RBC비율은 평균 21%포인트(생보 22%포인트, 손보 2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의 RBC비율 역시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업평가는 6월 말 산출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RBC비율이 1분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2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향후에도 동양생명이 적절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IFRS 17, K-ICS 시행 등으로 규제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나중에 돌려줄 보험금, 즉 보험부채를 가입 시점 기준인 원가로 계산해 쌓고 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자본변동성이 커지고,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게 된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23년에 IFRS 17 도입, K-ICS 시행 등으로 규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동양생명이 자체적인 보유 이익 등을 기반으로 현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적정한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연 4~5%대 쿠폰 금리를 약속하면서 후순위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동양생명 역시 후순위채 3000억원, 신종자본증권 3446억원(USD 3억)을 발행해 지급여력금액을 확보하고 RBC비율을 유지해 왔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등 하이브리드 증권 비중이 상승하면서 자본의 질적 구성은 다소 저하됐다는 평가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등 하이브리드 증권 비중이 상승하면서 자본의 질적 구성은 다소 저하됐다"며 "하이브리드 증권을 일부 차감한 조정 RBC비율은 3월 말 164.6%로 장기적으로 약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동양생명은 지급여력비율 하락과 관련해 별도의 자본확충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최근 당국이 LAT 잉여액의 40%를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함에 따라 RBC는 안정적일 것으로 본다"며 "이에 현재로서는 자본확충계획이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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